둘째 진우씨는 대주주와의 마찰로 벤처업계를 떠났던 인터넷 여행사 3W투어의 창업자. 그는 97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여행사를 창업한 ‘벤처 1세대’다. 그는 지난해 11월 온라인 교육사이트 이아카데미를 창업하며 컴백했다.
미국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첫째 민우씨는 외국계 기업 국내지사에 근무하다 99년 진우씨의 권유로 3W투어에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동생이 사장이다 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결국 독자경영을 결심하고 지난해 8월 골라마트를 창업했다.
막내 현우씨도 두 형의 영향으로 벤처에 발을 들여놓았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마이콤플렉스는 통신판매나 음성적 경로로만 팔리던 성기능 및 체형 관련 제품을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다.
각자 바빠 한자리에 모이기는 어렵지만 형제간이라 언제라도 경영의 노하우를 교환하는 것은 큰 장점.
진우씨는 “요즘 벤처가 어렵다고 하지만 형제들이 원군 노릇을 해줘 든든하다”고 말한다.
제론디지털(www.zerondigital) 김태형 사장(34)과 제로투세븐(www.0to7.com) 김태균 사장(33) 형제는 늘 “아버지의 벤처기질을 이어받았다”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이들의 아버지는 옛날 인기직장이던 한국전력을 박차고 나와 박스포장 기계를 만드는 중소기업을 창업했다고.
김태형씨는 가수 이정현이 출연한 이동통신광고와 탤런트 심은하의 커피광고를 만든 ‘스타 PD’ 출신. 그는 지난해 돌연 제일기획을 그만두고 3차원 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론디지털은 지난달 미국의 영화배급업체 아이웍스와 500만달러 수출계약을 맺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동생 김태균씨는 나래이동통신을 그만두고 육아사이트를 차렸다. 그의 회사는 지난해 손정의 소프트방크 사장이 2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씨 형제는 “남들이 허황되다고 손가락질하는 것도 순수한 마음만 가지면 이룰 수 있다”는 좀 독특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머리를 온통 흰색으로 염색한 김태형 사장은 “언제나 어린아이가 뭔가를 저지르는 기분으로 일을 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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