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뉴욕증시도 희망으로 출발했다가 절망으로 마감한 한 주였다. 주초부터 반도체업종 주가가 강하게 상승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고 그 뒤를 통신장비 업종이 뒤따르고 최근 하락을 주도했던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전통주 중에선 소매업종과 금융업 등도 상승에 동참하며 완연한 회복을 보였다. 여기에 증권사 투자전략가들도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며 상승을 부추겼다.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딘위터 그리고 골드만삭스 등 대형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이 ‘이제는 주식을 살 때가 다가왔다’고 밝혀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지속돼온 하락 추세를 단숨에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반등의 선봉에 섰던 반도체 주식들이 주후반 폭락세로 돌변, 투자자들의 기대는 무너졌다. 나스닥시장은 이로써 연속으로 6주째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주 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또 전체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종목은 야후사와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인텔사였다. 이들 종목은 각각 실적악화를 경고하며 시장의 하락을 주도했다. 그러나 실적악화만으로 이런 폭락이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야후사는 현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사태에 이르렀으며 인텔의 경우 이번 분기실적만 무려 3번째 하향조정하고 또 종업원도 6% 수준인 5000명의 감원을 발표한 것이 충격을 더했다. 이에 여러 증권사의 종목분석가들이 이들 종목의 투자 등급을 재빨리 하향조정한 점도 하락을 부추겼다.
현재 미국 증시의 위치는 분명 하락 추세에 있다. 또한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에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주가는 비관속에서 자란다는 격언처럼 한편으로는 바닥권에 다가서고 있다는 분석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별기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아직도 부정적인 의견 일색이지만 전체 시장의 방향을 전망하는 전략가 사이에서는 희망적인 분석이 나타나고 있다. 금주엔 주말 발표 예정인 생산자 물가지수가 안정된 수치로 나타나고 이어지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의회 발언시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확고히 다지는 것이 선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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