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9일 남성의 통행을 금지하는 ‘금남(禁男)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 밤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계속된 이 행사는 기승을 부리는 야간범죄와 가정폭력을 줄이기 위해 안타나스 모쿠스 보고타 시장이 제안한 것. “수천명의 여성이 밤거리에 쏟아져 나와 자유를 만끽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보고타 여성들은 밤늦게까지 도심 공원에서 브레이크 댄스와 자전거 타기를 즐겼다. 여성만을 위한 ‘금남 콘서트’도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일부 식당은 여성에게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음식값을 할인해 주었다. 여성의 스트립쇼를 공연했던 술집들도 이날만큼은 남성 스트리퍼를 고용, 여성 관객을 열광시켰다.
보고타 밤거리의 치안도 1500여명의 여성경찰이 담당했다. 호르헤 엔리케 레나리스 보고타 경찰청장은 이날 밤 경찰 지휘권을 여성 간부인 글로리아 카르딜라에게 넘겨주었다.
보고타 당국은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하는 남성에게 통행증을 발급했다. 시 일부 지역에서는 적지 않은 남성이 갑갑함을 견디지 못하고 거리로 나와 여성들과 가벼운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행사였다”는 평가. 대학총장 출신 모쿠스 시장은 조만간 부부가 함께 밤’;.[거리에 나와 사랑을 재확인하는 ‘재발견의 밤’ 행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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