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전 대통령은 11일 네덜란드의 헤이그에서 유럽 기업인 등을 상대로 ‘미래의 재창조’를 주제로 강연한 뒤 베아트릭스 여왕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그러나 강연을 이틀 앞둔 9일 돌연 이 강연에 이어 방문하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의 강연 취재초청을 취소한다고 70여명의 취재진에 통보했다. 그의 강연업무를 맡고 있는 네덜란드 홍보회사는 언론에 일일이 사과 편지를 보내 “8일밤 이런 지시를 받았다”며 “강연 내용도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마크 리치 사면 등 꼬리를 문 스캔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8일 미국 내에서도 한 차례 취재를 거부한 일이 있다. 뉴저지주 애틀랜틱에서 아시아계 호텔업협회 회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강연료 10만달러)에서 언론의 접근을 차단해 버렸던 것.
사면스캔들의 불길이 갈수록 번지면서 지지도가 급락, 궁지로 몰리고 있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언론은 ‘무섭고도 귀찮은’ 존재가 돼 버린 듯하다.
<윤양섭기자·브뤼셀 연합>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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