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통신]걸음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 입력 2001년 3월 11일 18시 46분


두 발로 똑바로 선다는 것. 대부분 당연하게 여기지만 수많은 신체기관이 얽혀있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며 건강과도 직결된다.

서 있기 위해서 신체는 공간에서 자신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때 온몸의 ‘고유감각기’라는 신경 세포들이 끊임없이 공간과 위치 등과 연관된 정보를 뇌로 보낸다. 속귀의 안뜰기관 (전정기관)이 맡는 평형 및 유지감각과 눈의 시각정보도 중요하다.

뇌와 척추는 수많은 신호를 통합한다. 신경계는 이 신호를 온몸에 전달해 근육이 수축하거나 이완하도록 한다. 또 심장과 혈관은 설 때 혈압을 유지해 중력에 적응하도록 하며 뇌에 제때 혈액을 공급해 뇌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한다.

▽걸음도 변한다〓아기는 생후 약 1년부터 걷기 시작하고 두돌째부터 걸음걸이가 안정돼 아칫아칫 걷게된다. 사람이 성숙하면 걸음도 성숙한다. 그러나 늙어지면서 반사반응이 늦어지고 안뜰기관이 자세를 조절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시력도 약해지고 근육도 약화된다. 60, 70대가 되면 보폭이 짧아지고 옆으로 벌어진 채 걸으며 발을 높게 들 수 없어진다. 허리는 숙여지고 팔을 힘차게 휘저을 수도 없다. 속도는 평균 10∼20% 느려진다. 그렇다고 곧바로 넘어지지지는 않는다.

▽美 낙상사고 비용 매년 25조원〓65세가 되면 3명 중 1명이 매년 한 번 이상 넘어진다. 65∼80세가 1년 중 넘어질 가능성은 50%. 넘어지는 사람의 절반이 크게 다치지 않고 기분만 망가지지만 40%는 경상, 10%는 골절과 중상을 입는다.

미국에서 매년 넘어지는 것으로 드는 비용은 200억달러(약 25조원)나 된다. 또 1만5900명이 이 때문에 숨진다. 화재 수재 및 총기 폭발사고 사망을 합친 것보다 많다.

넘어지는 사고를 부추기는 것으로는 △노화 △운동부족 △뇌졸중 파킨슨병 당뇨병 심장혈관질환 등 질병 △진정제와 항우울제 등 약물복용 △음주 △시력약화 △언 길, 길에 버려진 바나나 껍질과 같은 환경적 위험을 꼽을 수 있다. 입원 환자들은 대부분 운동부족 질병 약물치료 등 세 가지 요소를 갖고 있다. 지난해 한 연구에선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하고 첫 2주 동안 넘어질 위험이 4배 높아지고 재입원 환자의 15%가 넘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사고예방 10계명〓우선 자신이 넘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다음을 따라해본다.

①손을 사용하지 않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②서서 30∼60초 두 눈을 감고 있는다 ③걸으면서 말한다 ④줄을 타는 것처럼 양쪽 걸음이 똑바로 한 줄이 되도록 걷는다 ⑤한발로 서서 양치질한다.

노약자에겐 꽤 어려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땅이 움직이는 것 같으면 넘어지는 사고 예방 작전에 돌입해야 한다.하루 30분 운동해야 하며 ‘작전’은 다음과 같이 짜는 것이 좋다.

①매일 걷는다. 혈관건강과 균형감각 유지에 최고. 조깅 계단오르기 무용 자전거타기 태극권 수영 등도 좋다.

②주 2, 3회 정도 근육강화 운동을 한다.

③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높인다.

④칼슘과 비타민D를 듬뿍 섭취해 뼈엉성증(골다공증)을 예방한다.

⑤책이나 신문 등을 볼 때 외엔 돋보기를 절대 쓰지 않는다.

⑥진정제 수면제 항우울제는 꼭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복용하지 않는다.

⑦술을 적당히 마시며 약을 먹고 있다면 특히 조심.

⑧고혈압 환자는 일어날 때 천천히 일어나서 침대에서 나오기 전에 바닥에 발을 디뎌봐야 한다.

⑨신발이 헐겁거나 벗겨지지 않게 하라. 구두창이 미끄럽거나 두꺼운 것을 피한다. 넓고 엷은 구두창을 갖는 평평한 구두가 가장 좋다.

⑩잘 넘어지는 사람은 골반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집안에서 조심〓넘어지는 사고의 절반이 집안에서 일어난다. 집안은 밝게한다. 바닥에 미끄러운 왁스나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방안에 작은 카펫을 깔지 않으며 전기줄이나 전화줄같은 선들이 널려있지 않도록 한다. 욕실에는 미끄럼방지대를 깐다. 자주 넘어지는 사람은 욕실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이 좋다. 또 전화를 받으려 달려오지 말고 너무 무겁거나 큰 것은 들지 않도록 한다. <서울중앙병원(하버드대 협력병원) 국제교류지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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