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젠 차안에서 영상회의도 가능

  • 입력 2001년 3월 11일 18시 50분


“자동차냐 PC방이냐?”

인터넷과 자동차가 만나 ‘차안에서 일하며 즐기는 세상’이 열리고 있다. 인터넷 기능을 갖춘 첨단 자동차를 이용하면 움직이면서 인터넷 E메일을 주고받는 것은 기본. 뉴스와 주가, 교통상황, 길안내 등 정보를 바로바로 받아보고 영상회의도 할 수 있다. 이동시간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통이 막혀도 큰 걱정이 없다.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와 위성라디오같은 첨단 오락기능은 차를 ‘움직이는 영화관’이나 ‘카페같은 휴식공간’으로 만들어준다.

미국의 GM이 서비스중인 ‘온스타’시스템은 이같은 무선인터넷 차량시스템의 원조격. 인터넷에 접속해 E메일 뉴스 날씨 스포츠 주가 등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기본적인 조작은 손대신 음성명령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E메일이 도착하면 컴퓨터가 이를 알려주고 말소리로 바꿔 읽어주기도 한다. 마치 비서처럼…. GM은 올해 판매하는 54개 모델중 32개 모델에 이 기능을 장착하고 차량밖에서 휴대전화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보탤 계획이다. 한달 40달러에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미국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자동차’는 꿈이 아닌 현실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차안의 액정단말기를 통해 교통정보 검색과 인터넷 전자상거래 금융거래가 가능한 차량통합정보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다. 단말기안의 무선모뎀으로 LG텔레콤의 무선망에 접속, 차량정보센터와 가입자의 차를 연결한다. 1000여대 차량대상의 시범운용을 거쳐 연말쯤 상용화할 예정이다.

포드사는 퀄컴과 합작해 ‘윙캐스트’라는 차량용 웹서비스로 온스타에 맞서고 있다. 포드의 계획은 모든 승용차와 트럭을 하나의 인터넷망에 묶는 거대한 ‘자동차 포털’을 만드는 것. 월 이용요금은 10∼30달러 정도. 안전한 운전을 위해 모든 기능을 200가지 음성명령으로 조작하는 음성인식 시스템이 장점이다.

뷰익이 선보인 컨셉트카는 모든 조작을 말로 한다. 창문을 내리고 싶다면 ‘윈도’라고 말하면 그만이다. 모든 명령수행 과정은 머리 윗부분 액정화면에 상세하게 나타난다.

인터넷 차량 시장을 겨냥한 정보기술(IT)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IBM과 인텔은 내비게이션과 인터넷, 오락 기능을 갖춘 차량 컴퓨터용 표준 규격을 마련할 계획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은 자바기술에 기반한 온스타 서비스를 개발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차량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휴대정보기기를 동일한 인터넷 환경으로 연결하는 ‘닷넷’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를 편한 거실처럼 만들어주는 오락기능도 날로 중시되는 요소. BMW가 최근 제네바 모터쇼에 선보인 ‘L7 인디비주얼 멀티미디어’는 인터넷과 내비게이션 기능외에 TV, CD, DVD를 버튼 하나로 즐길 수 있는 오락기능으로 눈길을 끌었다. 델파이와 오디오복스, 알파인 등은 DVD와 CD 감상외에 비디오게임기도 연결해 쓸 수 있는 다양한 차량용 AV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위성라디오 서비스도 향후 5년내 4000만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시리우스와 XM새털라이트가 제공하는 디지털라디오 방송 서비스는 위성을 이용하므로 산악지역에서도 수신감도가 떨어지지 않고 CD수준의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서비스사와 PDA 제조사들은 차량용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이들과 인터넷 장치간의 시장 다툼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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