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화장장 건설 주민들 강력반발

  • 입력 2001년 3월 11일 18시 53분


서울시가 5만평 규모의 제2화장장 부지로 서울 강남의 내곡동 일대를 잠정 확정한 사실(본보 10일자 A31면 보도)이 알려지자 서초구 내곡동, 원지동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서초구는 보도 직후 즉각 ‘제2화장터 건립 결사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반대투쟁을 벌이기로 결정했다.‘청계산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회원 등 지역주민들도 휴일인 11일 오전 7시부터 청계산 제2야영장 입구에서 등반객들을 상대로 화장터 유치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날 배포한 성명서에서 “서울시민의 휴식처인 청계산 자연공원에 화장장이 설치되면 장례행렬에 의한 소음과 화장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청계산은 ‘어둠의 장소’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요즘 청계산에는 주말이면 등반객 5만여명이 몰려 차가 빠져나오는 데에만 30∼40분이 걸리는 실정”이라며 “화장장마저 들어올 경우 기존 청계산 진입도로의 교통체증은 더 심해져 주변 교통이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모임의 김경래(金慶來·56)공동대표는 “수십년간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곳에 살면서 많은 재산상 피해를 감수했는데 그 대가가 겨우 화장장 조성이냐”면서 “이미 조성돼 있는 성남화장장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를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화장장 부지는 학계와 시민단체 등 각계 인사로 구성된 ‘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에서 전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추진위원회측이 이달중 최종안을 마련해 오면 곧바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달중 이 부지가 확정되면 서울시가 부지매입 등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하고 ㈜SK가 2004년 완공을 목표로 시설을 마련한 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게 된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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