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영화보다 해로워〓미국의 심리학자 카렌박사는 대학생 227명을 조사한 결과 중고교 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많이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 비디오게임에 많은 시간을 쏟은 학생일수록 그 정도가 심했으며 대학 성적이 낮았다. 특히 평소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아이가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에 노출됐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카렌박사는 “폭력적 비디오게임은 비슷한 정도의 폭력적 내용을 담고 있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 비디오게임 자체가 쌍방향 놀이로 중독성이 강하고 게임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게임 속의 공격자’와 동일하게 착각하도록 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
문제는 노출시간. 미국 심리학자인 제인 펑크 박사가 8∼12살 남녀 어린이 35명을 대상으로 게임 습관을 연구한 결과, 공격적인 아이가 난폭한 비디오게임에 노출되는 기간이 단기간이면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적 비디오게임보다 타고난 성향이 폭력성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처음부터 통제해야〓현재 폭력성이 강한 컴퓨터 게임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청소년들은 구매할 수 없는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고 출시된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으로 게임을 주고 받는 청소년들에게 심의등급은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따라서 자녀가 폭력적인 게임에 접하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게임 시간도 하루 한 시간 이상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칭찬받을 만한 일을 했을 때 보너스로 한 두시간 더 준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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