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누가 오든…" LG "누가 올지…"

  • 입력 2001년 3월 12일 18시 29분


김동광-김태환
김동광-김태환
프로 출범 이후 첫 정규리그 1위로 최고 성적을 챙긴 삼성 썬더스. 최근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정작 마무리 농사인 플레이오프 준비는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었다.

17일 SBS 스타즈와 신세기 빅스전 승자와의 플레이오프 2회전 첫 경기를 위해 12일 숙소에 모인 선수단이 가진 첫 행사는 2년 전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김현준 코치의 묘소를 찾는 것. 김동광 감독 등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은 이날 경기 용인공원묘지에 안장된 김코치의 묘 앞에서 머리를 숙인 채 들뜬 분위기를 다잡고 우승을 위한 각오를 새롭게 했다.

삼성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즌을 보낸 여유일까. SBS나 신세기에 모두 정규리그 전적에서 우위를 확보한 삼성은 어떤 팀이 올라와도 두려울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코칭 스태프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선수들의 자만심일 정도. 그래서 김감독은 10일 안양에서 열린 SBS와 신세기전에 직접 선수단을 이끌고 경기장을 찾아 경기 고비마다 해설가를 자청하며 상대의 장단점을 설명해주는 등 선수들이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생전 선수들의 ‘맏형’으로 우승에 대한 욕심이 유달랐던 김현준 코치의 묘소를 찾은 것도 ‘선수들에게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이유’를 가슴속에 세겨주기 위한 목적이 컸다.

김감독은 “SBS의 경우 데니스 에드워즈와 리온 데릭스만 잡으면 승산이 있지만 신세기는 용병에다 높이와 득점력을 겸비한 이은호 정재헌이 버티고 있어 까다로운 편”이라고 분석한 뒤 “단기전인 만큼 SBS가 2연승으로 이기고 올라올 경우 분위기를 탈 수 있다는 것이 변수”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SK 나이츠나 현대 걸리버스 중 한 팀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만나게 된 LG 세이커스는 다소 긴장한 표정. LG는 김태환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뒤 처음으로 11일부터 서울 방이동 숙소에서 선수단 전원 공식 합숙훈련에 들어가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김감독은 SK의 경우 선수들의 개인기가 좋지만 1대 1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고 현대는 뒤늦게 합류한 레지 타운젠드가 함량 미달이고 플레이오프에 맞췄지만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 약점이 커 보인다고 했다.

“누가 얼마나 상대의 치명적인 약점을 파악해 파고드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분석한 김감독은 그러나 “우리가 리바운드싸움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 한 어느 팀에고 질 이유가 없다”는 말로 자신감을 대신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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