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의 여독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만델라 전대통령을 맞은 김대통령은 이날 첫 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친구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
김대통령과 만델라 전대통령은 일생 동안 민주화 투쟁을 하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노벨상까지 받은 ‘인권지도자’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 ‘닮은꼴’로 여겨져 왔다. 서로의 인생역정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과거 여러 차례 회동 의사를 표시해 왔으나 직접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인종과 종교, 지역간 분쟁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역할을 촉구했다. 두 사람은 또 “빈곤의 해결은 인권의 기초”라며 “특히 다음 세대를 끌고 갈 아동들의 빈곤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두 사람의 공동관심사는 역시 평화와 인권이었다.
만델라 전대통령은 비무장지대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날 1시간여의 회동이 끝난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논의 사항을 발표한 뒤 만찬을 함께했다.
○…이에 앞서 10일 한국에 도착한 만델라 전대통령은 12일 오후 김대통령 면담에 앞서 이한동(李漢東)총리와도 별도 환담을 가졌다.
이총리는 이 자리에서 만델라 전대통령이 비무장지대 내에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하자 “한반도 평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한다”고 사의를 표했다. 만델라 전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만찬이 끝난 뒤 특별기편으로 독일로 떠났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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