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영씨(부동산114 대표)〓은행 증시 부동산 가운데 투자 규모가 가장 크고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지는 게 부동산이다. 그만큼 부동산은 ‘무겁다’. 많이 올랐다지만 올 봄 서울 수도권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1%를 밑돈다.하지만 코스닥시장 벤처붐 이후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한 뭉칫돈이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는 것은 사실이다.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서울지역이 평균 60%, 일부 신도시 소형 평형은 75∼80%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폭발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모든 부동산이 다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 대상을 서울 강남지역 또는 신도시의 주상복합아파트, 소형 역세권 아파트 등으로 좁혀야 한다. 수익성 높은 임대사업과 법원 경매도 괜찮다.
▽김영진씨(내집마련정보사 사장)〓몇 푼 안되는 은행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금융권에서 돈을 빼 부동산으로 옮아가고 있지만 아직 전체적으로는 썰렁하다. 입주가 끝난 기존 아파트 등에까지 돈이 몰려 매매가가 들먹여야 대세 상승기다.
일부 상품에 수조원이 몰리는 것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자가발전’도 한몫 한 것같다. 그렇다면 현재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부동산도 프리미엄이 오래 유지되지 못한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살 추가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호전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몰려드는 자금의 성격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게 한계다.
그나마 당장 시세 차익이 눈에 보이는 법원 경매, 유망 아파트 분양권에 투자하는 것이 ‘단타용’으로 적당하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김성식씨(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경제 지표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할 때는 아직 아니라고 본다. 분당 ‘파크뷰’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사실 예상외다.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들간의 경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시 동시 분양 경쟁률에서 보듯이 대부분은 미달인 반면 일부 목좋은 곳은 경쟁률이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즉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의 회복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투기 세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가 살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들의 주머니에 돈이 있어야 한다. 즉 경기가 살아나고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여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 한다. 투기 수요로 일어난 부동산 투자붐은 금방 꺼질 공산이 크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투기 세력이 분양권 가격을 크게 올려놓았지만 이를 사줄 사람이 없어 하반기에는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를 밑돌았다.
결국 거시경제의 불안이 근본적으로 제거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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