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일본은행에 대한 위기감 고조…AWSJ

  • 입력 2001년 3월 14일 10시 35분


일본의 은행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14일 보도했다.

이는 최근 닛케이지수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토픽스 지수도 연일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정책가들은 주식시장을 부흥시키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금융산업 정화를 위해 70조엔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 위기우려를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본 은행들은 부실채권 증가뿐만 아니라 주가폭락에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부분의 일본 은행들이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13일 브뤼셀에서 회담중인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도 이같은 일본 금융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기도 했다.

일본 은행들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손실 급증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거나 파산하는 경우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스미토모 뱅크의 니시가와 요시후미 행장은 "닛케이지수가 계속 12000엔선을 밑돌 경우 다음 회계년도는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회기가 종결되는 이달 말까지는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많은 대형은행들이 정부가 구제의 손길을 내밀기도 전에 붕괴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이 때 은행들은 외국은행들에 대한 대외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하게 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러한 위기는 두 가지의 혼란상태를 초래한다.

수천 개의 부실은행들이 무너지고 투자자들이 국채를 다량 매각하면서 금리상승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일반 투자자들은 해외 안전한 지역으로 자본을 이탈시켜 엔화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지도자들과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해왔다.

야나기사와 하쿠오 일본 재무장관은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했던 버블붕괴 이후와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중앙은행이 자금지원에 나서고 정부가 국채발생으로 공적자금을 투여할 수 있어 위기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재 일본정부의 리더십 부재가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의 위기타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야당의원인 스지모토 키요미는 일본정부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꼬집으며 "고장난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14일 도쿄증시에서 주가는 나스닥반등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반짝 반등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정유미<동아닷컴 기자>heav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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