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마해영 딜레마'…포지션 못찾아 수비 불안

  • 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29분


올 초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마해영(31)이 팬을 두 번 놀라게 하고 있다.

첫째는 ‘엉거주춤 수비’. 롯데에서 1루수로 뛴 그는 삼성에선 외야수로 변신했다. 1루에는 이승엽이 있고 지명타자는 김기태가 맡고 있어 마땅한 포지션을 찾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부산고와 고려대에서도 내야만 맡았던 그에게 느닷없는 외야 글러브는 맞지 않았다. 외야수의 필수조건은 정확한 타구판단과 빠른 발, 강한 어깨. 마해영에겐 어느 하나도 부합되는 조건이 없었다. 지난 주말 제주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선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할 정도로 수비가 엉성했다. 평범한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 어렵게 파인플레이(?)했고 단타를 뒤로 빠뜨려 3루타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빨랫줄같은 홈송구는 아예 기대조차 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마해영은 방망이 솜씨에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14일 대구 SK전에서도 1회 2타점짜리 결승타와 3회 우월 1점포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 팀의 9―5 승리를 이끌었다. 시범경기 10타수 6안타에 1홈런 7타점.

삼성 김응룡감독은 “수비에서도 그런대로 잘 하고 있다”며 애써 위안을 삼고 있지만 그야말로 버리자니 아깝고 쓰자니 불안한 ‘뜨거운 감자’인 셈. 김감독은 김기태와 마해영의 자리를 맞바꿀 구상도 하고 있지만 김기태 역시 지난해 이미 수비불안을 노출시켜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머리위로 넘어가는 타구가 가장 처리하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마해영은 그래도 “야구인생에서 작은 시련에 불과하다”며 씩씩한 표정이다.

한편 광주에선 해태가 용병 산토스의 홈런과 타바레스의 역전 2루타에 힘입어 한화에 9―6으로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마산경기는 장문석이 3이닝 무실점의 깔끔한 마무리 솜씨를 보인 데 힘입어 LG가 롯데에 8―3으로 역전승.

<장환수기자·대구〓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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