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나스닥 2000붕괴 "나는 알았다"

  • 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49분


석 달 전 나스닥지수가 2,000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국내 증시전문가가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38·사진). 그는 작년 12월19일에 낸 ‘미국경제 리세션 가능성과 나스닥지수’라는 보고서에서 “나스닥지수가 2,000선까지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리세션(Recession·경기후퇴)이란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을 말한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통상의 경기순환 분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화당 행정부 출범 첫 2년 안에 반드시 리세션이 진행됐다는 정치적 경기순환 △30년 만의 최저실업률 △경기침체기인 90년 수준으로 엄격해진 은행의 대출 태도 △나스닥 폭락에 따른 역(逆)자산효과 등 다면적인 접근으로 추가하락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당시 주가는 9월 4,000선에서 불과 두 달여 만에 2,500선으로 급락 중이었다. 2,500선은 99년 말 기술주 랠리가 시작한 지수대. 이에 따라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가에서도 ‘이제 나스닥 거품은 다 꺼졌으며 조만간 3,000∼3,500선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바닥론이 대세였다.

그는 95년 2월과 2000년 2월에도 대세하락을 예견한 몇 안 되는 이코노미스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미국 경제는 내년 1·4분기 중 바닥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며 미 주가는 올 4·4분기 말 이후에야 본격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기술(IT)혁명에 대해선 “IT혁명은 주가에 추세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믿지만 IT혁명이 경기순환을 몰아냈다는 주장은 확실히 틀린 것으로 증명됐다”고 주장.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원, 베트남에서 사업, 국회의원 보좌관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쳤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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