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병주 칼라일아시아 회장은 9일 열린 한미은행의 정기 주주총회 직전에 신행장을 만나 이사회 의장으로 용퇴하고 젊은 행장을 선임하도록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행장은 이에 대해 한미은행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는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은행장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경우 임원 및 부서장급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미은행 직원들은 신행장의 임기가 1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경영상 특별한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행장을 교체하려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칼라일은 한미은행 주식을 40%나 보유하고 있어 행장 선임 등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BOA와 삼성그룹은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다. 칼라일은 한미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을 추진했으나 주주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합병을 무산시켰다.한편 한미은행은 9일 열린 주총에서 3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계상한 2000년도 결산보고서를 승인했다. 한미은행이 거액의 적자를 기록한 것은 고정 이하 대출금에 대해 100%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칼라일이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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