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고쳐보세요]외국인 민박용, 한국적 분위기-사용은 편하게

  • 입력 2001년 3월 14일 19시 00분


서울 양천구 목동 단독주택에 사는 김현정양(18)은 국가대표 축구 팬클럽인 ‘붉은 악마’ 회원이다. 2002년 월드컵때 뭔가 할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외국인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국제민박(홈스테이)을 해보기로 했다. 좋은 일도 하고, 외국어공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 김석주씨(48)도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집이 좁고 낡아서 걱정. 쓰지 않는 방이 있지만 지은 지 20년이나 된 데다 손님에게 내주기에 너무 누추했다.

돈을 조금 들이더라도 아늑하게 고쳐보기로 했다. 외국인이 묵지 않을 때는 식구들이 쓰거나 손님방으로 이용할 생각이다.

김씨 부녀는 적은 비용으로 간단하게 공사할 수 있는 지 동아일보와 리노플러스닷컴이 함께 하는 ‘주제가 있는 리노베이션 무료컨설팅’을 찾았다.

▽개조 포인트〓잡동사니를 쌓아두던 문간방을 외국인 민박용으로 개조하기로 했다. 포인트는 한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면서도 외국인이 쓰기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

구조는 그대로 두고, 벽지 대신 한지를 바른다. 은은한 색의 한지는 조명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바닥에는 민속장판을 깐다.

입식생활에 익숙한 외국인을 배려하면서 한국의 온돌문화도 느낄 수 있도록 침상형 침대를 준비한다. 매트리스가 있기 때문에 딱딱하지 않으면서 침대높이가 낮아 바닥과 별 차이가 없다.

살구색, 팥죽색 등 전통한복에 쓰는 명주천으로 요와 이불을 만들고 문갑까지 놓으면 분위기가 훨씬 살아난다. 낡은 나무소재로 만든 탁자와 문살 등을 이용해 장식하고 등잔까지 마련하면 더욱 좋다.

두 번째로 욕실. 이번 기회에 샤워부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세면대는 소형으로 바꾸고 샤워부스를 만든 뒤 공간을 분할한다. 변기가 있는 부분과 샤워부스, 세면대 부분을 가벽으로 막아 바쁜 시간에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개조후 효과 및 공사비〓무료봉사인 ‘홈호스트’와는 달리 실비로 숙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진 않지만 소득도 올릴 수 있다.

소개하는 회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하루 식사 한 끼에 단기투숙일 경우 1인기준 1박에 4만∼5만원정도 받을 수 있다. 특별히 좋은 음식을 대접할 필요도 없고, 가이드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숙박비 전액이 수익으로 남는다.

철거 및 바닥공사에 60만원, 도배하는데 37만원이 든다. 여기에 화장실 개조비용으로 80만원. 나머지는 가구(135만원), 조명(48만원), 이불 문갑 문살 등 소품(91만원) 등이다.

모두 450만원 정도로 외국인 손님을 맞을 완벽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전문가 한마디▼

늘어나는 외국인들의 한국방문에 맞춰 주택을 조금만 고치면 방안에서도 세계화를 실감할 수 있다.

외국인을 집안에 들이기 위해서는 입식구조도 필요하지만 한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최소한 침실만이라도 좌식으로 꾸미는 것이 좋다. 최근 유행하는 ‘선(禪) 스타일’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

서 용 식 리노플러스닷컴 대표

‘리노베이션 무료 컨설팅’ 다음주 주제는 ‘소형아파트 임대사업용으로 고치기’입니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리노플러스닷컴(www.renoplus.com)으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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