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96), <영혼기병 라젠카>(97), <레스톨 특수구조대>(99), <보리와 짜구>(2000)를 만든 서울무비가 야심차게 내놓은 <탱구와 울라숑>은 개성있고 코믹한 로봇 '울라숑'과 말썽장이 로봇 조종사 '탱구'가 벌이는 전투 모험담을 다룬 애니메이션.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자그마한 '로코모숑' 행성에는 인간과 로봇이 사이좋게 살아가는 로코코 왕국이 있다. 로봇을 불순한 의도로 개조하려는 과학자 '아스타로스'가 수많은 복제 로봇을 이용해 평화로운 이곳을 침공한다. 이를 막기 위해 특별히 소집된 '로코코 근위대'에 입대한 탱구와 울라숑은 왕국을 재건하기 위해 힘쓴다.
기획 초기 원제가 <출동 레이어 수비대>였던 이 작품에서 로봇은 인간과 동일한 행동 양식을 지니며 희노애락을 즐길 줄 아는 생명체로 등장한다. 그 동안 악의 무리에 대항해 합체 기술이나 여러가지 무기를 사용하곤 했던 일반적인 로봇들과는 구별되는 셈.
돼지 인형을 뒤집어 쓴 것 같은 로봇 '울라숑'은 웃음을 자아내며, 듣기 싫은 말은 안들으려 귀를 접는 기술을 구사하는 주인공 '탱구'도 평범하고 장난꾸러기인 12세 소년으로 그려진다.
총 26편으로 제작되는 <탱구와 울라숑>이 이렇게 코믹하고 인간적인 스토리로 전개된 데에는 작가 김의찬씨의 힘이 크다. <남자셋 여자셋>, <순풍 산부인과>의 시나리오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이 작품의 키포인트를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맞췄다고. 그는 "이 작품에서 액션이나 코믹 요소는 캐릭터들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라며 "전투 장면들은 부수적인 것이고 전체적으로는 등장 인물들이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달려라 하니> <하얀 마음 백구>의 방용석씨가 <탱구와 울라숑>의 음악을 담당했고 주제가는 남성 듀오 'CAN'이 부른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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