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락세로 돌았다. 개장직후 전일(5.74%)보다 24bp하락한 5.50%에 매매가 체결됐다. 이후 저가매수가 들어오면서 10시 40현재 5.54%를 유지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의 하락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란 게 시장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전일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듯이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투명해져' 장기금리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국고채 금리의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오는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국고채의 강세를 부추긴다. 일부외신에선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00bp 인하할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일본도 '제로금리'로 회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저금리가 전세계적인 기조라는 얘기다.
더욱이 경기회복의 지연으로 기업들의 신용위험은 증가하고 있다.모두 국고채 선호현상을 증폭시키는 요인들이다.
고려산업개발에서 확인됐듯이 정부가 회사채를 인수해주는 기업도 부도가 나는 판에 이보다 못한 기업들에 대한 투자는 감히 생각도 못할 일이라고 최교전 미래에셋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밝힌다. BBB+등급 이하 회사채에 대한 투자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투자유망한 A등급 이상의 회사채는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들 기업들은 부채감소와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부도위험이 거의 없는 편이다. 금리도 7.1%(14일종가)에 달해 국고채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인기를 끌었다.
최교전 팀장은 "국고채와 A등급 회사채로만 자금이 몰려 이들 채권의 금리는 강력한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부 성급한 시장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의 5% 하향돌파를 점치기도 한다.
물론 올해 경제성장률(3%안팎)과 물가상승률(3%)를 감안할 때 4%대 금리는 '거품'이란 지적도 있다. 4%대로 내려가더라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국고채 금리가 재차 6%에 진입할 가능성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상윤 SK투신운용 상무는 "당분간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거의 없다"며 "국고채에 대한 선호가 다시 늘어나면서 5%중반을 저항선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고채 선호현상의 재현은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고객예탁금은 새로 늘기는 커녕 줄고 있지만 국고채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고객예탁금의 이탈을 재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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