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15개국이 공동으로 제작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과 미국의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號)가 우주공간에 버려진 길이 15㎝, 무게 7㎏의 공구 하나 때문에 궤도를 수정해야 했다.
이 공구는 우주정거장 제작 작업을 위해 11일 우주유영에 나섰던 우주비행사 짐 보스가 작업도중 실수로 놓쳐버린 것. 미 항공우주국(NASA)은 처음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궤도를 도는 과정에서 우주선과 충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공구와 충돌하면 우주선 선체에 구멍이 나면서 기압이 떨어져 승무원 전원이 목숨을 잃는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결국 NASA는 디스커버리호의 제임스 웨더비 선장에게 로켓을 점화해 현재 도킹 상태에 있는 ISS의 고도를 높이라고 명령했다. 14일 밤 궤도 수정이 이뤄졌다.
길이 52m, 무게 115t인 ISS가 궤도를 변경하기는 올들어 두 번째. 2월에도 우주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고도를 변경했다.
현재 우주에는 약 8300여개의 각종 물체가 떠다니고 있다. 이 중 600개만이 제대로 작동하는 위성이고 나머지는 버려진 로켓 몸체나 고장난 위성, 폭발한 우주왕복선의 잔해 등이다.
NASA의 우주왕복선들은 지금까지 10번이나 우주쓰레기와 부딪칠 뻔 했다. 디스커버리호는 ISS 승무원과의 첫 임무교대를 마치고 20일 지구로 귀환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