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국인들은 별로 기뻐하지 않는 것 같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1950년대 이후 전혀 늘지 않았다. 대신 최근 몇 십년 동안 우울증 환자가 크게 늘었다.
요즘 미국인들의 대화는 온통 불평불만 투성이다. 교통혼잡과 각종 요금의 인상은 물론 심지어 세금인하까지도 불평거리가 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래의 역사학자들이 시대구분을 하면서 농경시대와 제조업시대 다음을 불평의 시대로 명명하게 될 판이다.
심리학 연구 결과들은 사람이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매우 민첩하게 적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생활 수준이 높아지자마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신경을 쓰는 것은 생활 수준 그 자체가 아니라 생활 수준의 변동이다. 그래서 데이비드 마이어스는 ‘행복의 추구’라는 책에서 “고소득보다는 소득이 증가하는 상태가 더 낫다”고 썼다. 사람들은 돈 그 자체가 아니라 소득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서 만족감을 더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 사람들이 “과거보다 훨씬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늘어놓는 것은 소득 증가 속도가 최근 둔화됐다는 사실과 관계가 있는 듯하다.
물론 아무리 풍족한 환경이라도 불만을 늘어놓는 것이 인간 본성의 일부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불평불만은 어려운 시기를 대비한 심리적 자기방어기제이다. 일부러 지나친 행복을 느끼지 않도록 경계함으로써 불운에 대비한 ‘무의식의 백신’을 스스로에게 접종하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습관적인 불평 불만에는 문제가 있다. 시절이 좋을 때도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정말로 어려운 일이 닥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필자〓그레그 이스터브룩(잡지 ‘뉴 리퍼블릭’의 수석 에디터)
(http://www.nytimes.com/2001/03/11/magazine/11WWLN.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