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라는 마라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삼성생명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은 마라톤을 통해 두터운 동료애를 쌓아가고 있다. 혼자서는 해내기 힘들 것같은 기나긴 마라톤 코스 완주도 동료와 함께 뛰면 자신도 몰랐던 힘까지 솟으며 가볍게 골인점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
이들에게 18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동아마라톤은 놓칠 수 없는 ‘꿈의 레이스’. 지난해 7월 동호회가 출범한 뒤 국내 각종 마라톤대회마다 꾸준히 10여명씩의 회원들이 참가한 것도 실은 동아마라톤을 겨냥한 ‘숨고르기’의 일환이었다.
이번 동아마라톤에는 동호회 출범이후 가장 많은 34명의 회원이 대거 도전장을 냈다. 풀코스에 7명, 하프코스에는 여자회원 6명을 포함해 27명이 나선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한강 둔치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해왔다.
삼성생명 마라톤동호회의 탄생에는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정광백 영등포지점 차장(42)의 힘이 컸다. 지난해 동아마라톤에 혼자 출전한 그가 동료들과 함께 뛰는 다른 회사 참가자들을 보며 “내년에는 꼭 우리 동료들과 함께 뛰어야지”라고 결심한 것이 동호회 출범으로 이어진 것.
각 지점에 직원이 분산돼 있어 회원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출범 당시 10명이던 회원이 10개월만에 48명으로 급증하는 등 호응은 뜨거웠다.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하는 영등포지점 김성희씨(27)는 “마라톤이 머리를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최고라는 말을 듣고 동참했는데 연습을 하다보니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교보생명 동호회 16명 출전
“마라톤이 이처럼 재미있으리라곤 예전에 미처 생각못했어요.”
교보생명 동호회
18일 동아마라톤에 참가하는 교보생명의 마라톤 동호회원 16명의 한결같은 얘기다. 지난해 11월 마라톤 초보자들이 결성해 4개월만에 67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활동중인 교보생명 마라톤 동호회의 ‘무서운’ 성장은 회장을 맡고 있는 진영채(48) 법무지원팀장의 ‘성향’에서 비롯됐다는 게 주위의 얘기. 풀코스에 참가하는 6명의 회원 중 5명이 풀코스 첫 도전일 정도로 교보생명 마라톤 동호회는 아직 ‘초보 단계’. 하지만 열성만큼은 어느 베테랑 마라토너 못지 않은 것이 이 동호회의 강점이다.
풀코스를 9차례 완주한 진영채 팀장이 이 동호회에서 유일하게 초보자 티를 벗을 만한 회원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그도 99년11월 처음 하프 코스를 시작으로 마라톤을 시작한 경력이 결코 베테랑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열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진 팀장은 원래 매일 아침 등산을 해왔지만 우연히 회사에서 후원하는 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가 취미를 바꿨다. 첫 출전에서 이를 악물고 달린 그는 마라톤이 생각보다 높은 성취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
마라톤에 재미를 붙인 진 팀장은 사내 동호회를 만들기로 하고 뜻맞는 사원들을 찾아 지난해 11월 동호회가 결성했다. 이후 매주 토요일 함께 운동을 하고 일요일에는 일산 반포 등 주거 지역별로 나눠 모임을 갖는 등 조직적인 훈련을 해왔다. 교보생명 마라톤 동호회로서는 이번 동아마라톤이 그 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할 수 있는 ‘시험 무대’인 셈이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