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조세개혁이 예상치 못한 종교적 이유로 저항에 부닥쳤다.
개인소득세를 빠짐없이 걷기 위해 올해부터 전 국민에게 INN을 주고 전산관리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러시아 정교회가 이를 ‘악마의 숫자’라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일부 정교회 사제와 신도들은 “성서에 따르면 말세에 적(敵)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에게 666으로 상징되는 ‘악마의 표시’를 줘 이를 통해 인류를 통제한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자리 숫자로 된 INN에는 소득과 세금납부실적뿐만 아니라 개인의 중요한 정보가 모두 들어 있어 이것만 대면 자동적으로 당사자를 인식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단계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태어나면서부터 INN을 주고 죽을 때까지 관리할 계획으로 있다.
하지만 이를 일시에 추진하기힘들어 우선 1단계로 일정한 수입이 있는 사람부터 자진 신고를 통해 INN을 주고 있다. 모스크바의 경우 1000만 시민 중 INN을 받은 사람은 아직 72만 명에 지나지 않는다.
정교회의 반발에 당황한 러시아 정부는 겐나디 부카예프 국세부 장관이 직접 교계 지도자를 만나 “INN은 여권번호나 의료보험번호 같은 개인납세번호일 뿐”이라고 해명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교회 밖에서까지 INN계획이 완성되면 정부가 전 국민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정교회의 반발은 특히 러시아 정부가 일반 납세자뿐만 아니라 정교회 사제들에게까지 INN을 주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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