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아마추어 10만여명…'마라톤 붐'

  • 입력 2001년 3월 16일 18시 38분


마라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는 아마추어 마라토너는 대략 1만5000명에서 2만명선. 하프코스 이상까지 포함하면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마라톤 동호회도 불과 5년 전에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던 것이 요즘은 20명 이상이 되는 곳만 따져도 500여곳에 이른다. 그뿐인가.웬만한 직장엔 크고 작은 마라톤 동호회가 거의 없는 곳이 없다.

국내에서 일반인들의 마라톤 참가가 시작된 것은 94년 제65회 동아마라톤 때부터. 하프코스 1개부문에서만 실시된 그 대회의 참가자는 불과 194명. 그러나 이 수치는 95년 162명(풀코스) 96년 781명(5, 10㎞, 풀코스) 97년 1882명(5, 10㎞, 하프, 풀코스)으로 늘더니 2000년에는 5, 10㎞부문을 폐지했는데도 8518명으로 급증했다. 심지어 올 동아마라톤대회부터는 참가자를 부득이 선착순 1만명으로 제한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2001년 공식참가자는 1만786명.

왜 이렇게 늘었을까.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일본의 예를 들어 산업화에 따른 도회지인들의 운동부족과 스트레스 증가를 그 으뜸 원인으로 꼽는다. 대략 1인당국민총생산(GNP) 5000달러 정도면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하고 1만달러대가 되면 폭발적인 증가를 한다는 것. 그러다 1만5000달러에 이르면 본격적인 꽃이 피며 전국민의 5% 정도가 마라톤 인구로 자리잡는다는 것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현재 10만여명에 이르는 국내 마라톤 인구는 적어도 10년 이내에 200만명으로 증가한다는 계산.

서울 도심을 달리는 동아서울국제마라톤이 올 마스터스부문 선착순 1만명 마감에 이어 앞으로 해마다 본격적인 변신을 시작한다. 우선 내년 3월17일에 열리는 제73회대회부터는 하프코스가 폐지되고 풀코스만 시행될 예정. 나아가 수년이내에는 뉴욕 보스턴 마라톤 등과 같이 연령별 기록에 따라 참가자격을 엄격히 제한할 방침이다.

이것은 10년 전만 해도 동아마라톤 등 몇 개 대회를 빼놓곤 국내에서 아마추어들이 참가할 대회가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전국적으로 많은 대회가 창설돼 월 평균 5회꼴인 60여개나 되기 때문.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은 자기 기량에 맞춰 이런 대회에서 실력을 쌓은 다음 동아마라톤에 출전하면 된다. 뉴욕이나 보스턴 마라톤은 미국인들보다 외국인 참가자가 더욱 많다.그만큼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 잡은 것이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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