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라퐁텐 우화집

  • 입력 2001년 3월 16일 18시 47분


◇라퐁텐 우화집/라퐁텐 글, 튄틴 블레이크 외 30명 그림/65쪽, 1만1000원/크레용하우스

도시에 사는 쥐가 시골 쥐를 집으로 초대했다. 시골 쥐는 진수성찬에 입이 딱 벌어졌다. 순간 덜커덩 소리가 나자 둘은 허겁지겁 피했다가 돌아와야만 했다. 시골쥐는 ‘진수성찬이 없어도 마음편한 시골이 좋다’며 되돌아갔다….

이솝 이야기 아니냐고? 아니다. 17세기 프랑스의 우화작가 라퐁텐의 작품은 동물을 위주로 한 소재와 접근방식이 비슷한 탓에 흔히 이솝의 우화와 혼동된다. 그렇지만 이 책에 따르면 ‘여우와 황새’, ‘황금 알을 낳는 암탉’, 심지어 ‘토끼와 거북이’도 라퐁텐에게 ‘저작권(?)’이 돌아가야 한다.

이야기로 말하자면 익히 알려진 우화를 취학 전 어린 아이들도 알 수 있도록 쉽고도 짧게 엮어놓은 것 뿐이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일러스트레이션. 26×36cm의 큼직한 판형에다 이야기 한 편에 그림 한 장씩, 모두 30장의 그림을 실었다. 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30명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각각 개성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황소와 개구리’는 환상적 색채감의 파스텔화로, ‘흙항아리와 쇠항아리’는 만화 ‘아스테릭스’를 연상시키는 만화적 감각으로, ‘여인과 우유단지’는 영화 콘티 그림을 연상시키는 속필의 스케치로 각각 이야기의 성격을 훌륭하게 드러낸다.

아이와 함께 마음에 드는 그림을 꼽아보던가, 책 뒤에 ‘자화상’과 함께 실린 작가소개를 함께 읽어보아도 즐거운 시간이 될 듯하다.

각편의 이야기 끝에는 교훈을 짧게 덧붙였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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