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분야가 제일 전망이 있는데 아들은 왜 컴퓨터 분야를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호주에 조기유학을 간 H군(16)과 한국에 살고 있는 아버지가 상담실에 찾아왔다. 호주는 고교과정에서 대학 전공과 관련된 과목을 골라 배워야하기 때문에 H군 부자의 고민은 절실했다. H군 아버지는 ‘기술자는 기껏 해봐야 고용인밖에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아들이 경영학을 전공하길 원했다.
그러나 H군은 경영학은 공부하기 힘들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없었다. 또 컴퓨터 분야만큼 흥미도 없었다.
“미국 조기유학생인 M군(16)은 경영학을 하려는데 인문학 교수인 아버지는 ‘유망’한 컴퓨터 분야로 진로를 선택하길 원하던데….”
이 같은 몇가지 사례를 들은 H군의 아버지는 자신의 사회 경험에 따른 판단이 반드시 맞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H군의 아버지는 아들과 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기로 하고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기관을 찾았다.
H군 부자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부모와 자녀의 진로에 대한 의견이 달라 ‘충돌’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정보가 빛의 속도로 흐르는 디지털시대에는 산업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정부의 정책과 개인의 생활양식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직업세계가 다각적으로 변하고 있다. 사라지는 직종도 새로 생기는 직종도 많다.
학부모는 자녀가 미래에 보다 유망한 직종을 선택하길 바란다. 부모의 관심은 온통 ‘유망분야’에 있고 상담할 때도 유망직종을 콕 찍어 달라는 학부모가 많다. 하지만 유망분야 유망직종은 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각 기관에서 선정하는 유망분야도 판단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사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직업세계를 100%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무조건 ‘유망하다’고 자녀에게 그 분야를 강요하거나 부모 세대에 각광받았던 직업을 강요하기보다 좀 더 개방적이고 열린 태도로 미래 직업세계를 예측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부모나 각 기관이 추천하는 유망 분야가 자녀의 진로성향과 잘 맞는지 살피는 일이다. 아무리 유망해도 자녀가 좋아하고 만족하면서 일할 수 없다면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자녀에게는 자신이 하고 싶고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가 유망 분야일 수 있다.
◇이렇게 해보세요
사라진 직업에 대해 이야기해주기
미래에 새로 생길 만한 직업 상상해보기
다른 나라에서 각광받는 직업 찾아보기
미래학에 관한 책을 읽고 자녀와 토론하기
은혜경(한국직업능력개발원 상담원)
eunhk@krivet.re.kr 02―516―2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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