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올해의 펀드매니저'는 짐 캘러넌. 하지만 그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지난해 기술주 위주로 투자하다가 ―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S&P500지수(-10%)보다 2배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클리퍼펀드의 짐 깁슨은 35%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올해의 펀드매니저'로 선정됐다. 그렇지만 그도 1999년엔 S&P500지수가 20%이상 상승할 때 -2%의 수익률에 그쳤다.
한마디로 올해 최고의 성적을 올린 펀드매니저가 내년에도 반드시 '탑 10'에 들어간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반대로 지난해 운용성적이 나쁘다고 그 다음해에도 저조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을 모닝스타의 '올해의 펀드매니저'는 보여준다.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펀드매니저의 과거운용실력이 미래성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펀드매니저 개인의 명성을 믿고 투자했다간 낭패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1999년 상승장에 명성을 날렸던 펀드매니저들이 2000년 하락장에선 저조한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다.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대다수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자들의 원성을 뒤로하고 전직하거나 해외연수를 떠나야 했다.
이런 점에서 유리에셋의 '인덱스 200 주식형 펀드'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534.33포인트(19일 종가)인 종합주가지수가 1년후 700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확신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이 펀드에 투자해볼만하다. 이 상품은 지난해 2월 21일부터 시판된 개방형 뮤추얼펀드다. 시장이 상승하는 만큼 수익률이 나기 때문에 '지수는 상승하는데 보유종목은 하락하는' 비애감을 맞보지 않아도 된다.
박용명 주식운용팀장을 만나 '인덱스 200 주식형 펀드' 투자매력에 관해 들어봤다. 박팀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메리츠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다가 지난 1999년부터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인덱스펀드(Index Fund)'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인덱스펀드란 무엇인가.
"이름 그대로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다. 즉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한 만큼 수익률을 올리고 반대로 하락하면 그 만큼 손실을 보게끔 운용하는 간접투자상품이다.
보통 주식형펀드들은 매니저들이 업종별 경기와 시장테마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서 종목과 업종별 편입비중을 결정한다. 이같은 판단이 적중하면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대규모로 편입한 업종이나 종목이 하락할 경우 손실이 커진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흔한 경우다. 매년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펀드매니저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같은 위험을 배제하자는 취지로 개발된 것이 바로 인덱스펀드다.
즉 펀드매니저의 자의적인 업종이나 종목편입비율을 없애고 시장대로 따라가자는 취지다. 여기에는 시장의 효율성이 증대해서 특정 종목을 사고 팔아서는 초과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철학이 깔려있다."
=시장을 따라간다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면 어떤 점이 유리한가.
"한마디로 시장의 오른 만큼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시장이 많이 오르면 오를수록 이득을 많이 취한다. 장기적으로 대세상승기에 유리한 간접투자 상품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펀드매니저의 역할이 중시되지 않는다. 펀드매니저의 판단잘못으로 손실을 보는 위험을 줄인다.
주식 매매횟수가 적다. 시장과 유사하게 움직이도록 구성하고 나면 매매를 자주 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매매수수료 만큼 수익률이 올라간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잦은 매매로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운용성과가 증권사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언론보도에서 지적했듯이 계열증권사를 편법지원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매매하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컴퓨터를 통한 프로그램매매보다는 전화로 주문을 내 수수료를 비싸게 지불한다. 이것도 역시 투자자들의 몫을 증권사들에게 넘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덱스펀드는 이같은 점에서 유리하다.
실제로 우리회사의 수수료는 1%에 불과하다. 일반 주식형 뮤추얼펀드(수익증권)이 2.5%에서 3.0%보다 훨신 저렴하다. 운용수수료와 사무수탁수수료 등은 0.6%이지만 펀드수익률을 계산할 때 반영되기 때문에 따로 낼 필요가 없다. 펀드수익률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수수료는 펀드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중 하나다."
==인덱스펀드는 중장기적으로 국내증시가 상승할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다. 국내증시는 중장기 투자가 불리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분명히 과거에는 중장기 투자할 경우 이익보다는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총수들이 순이익을 다른 부실계열사에 지원하면서 기업가치를 증대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
이번 주총에서 확인됐듯이 외국인과 소수주주의 입김이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다.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수익성을 무시한 과잉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경영풍토가 서서히 정착되고 있어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당연히 국내증시도 전세계적인 동반약세기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 국내증시를 이같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면 인덱스펀드야말로 가장 투자유망한 간접투자상품이다 "
==유리에셋의 인덱스펀드는 어떻게 구성되나.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코스피200지수'와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구성한다.
시가총액 상위 30개종목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80%를 채워넣고 나머지 20%는 100여개 종목으로 구성한다. 즉 코스피200지수가 10%상승하면 우리회사 포트폴리오도 대략 10%정도 움직인다. 우리회사의 포트폴리오가 코스피200지수를 따라가지 못할 오류는 ±2%에 불과하다. 사실상 양자간의 등락률 차이(tracking error)가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코스피200지수와 유사하게 움직이면 시장을 상회할 가능성은 없는지.
"이론적으로 인덱스펀드가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기란 불가능하다. 시장만큼 상승하더라도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포트폴리오 구성과정에서 초과수익률을 올리도록 다양한 금융기법을 동원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는 것이다. 100개종목을 편입할 때 시장초과수익률을 낸 종목은 시가총액비중보다 적게 매수한다. 반대로 저평가종목은 시가총액보다 많이 채워넣는다. 이들 종목의 저평가상태가 해소되면 시장초과수익률을 낼 수 있다.
또한 선물을 적절히 활용한다. 선물이 저평가되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일정부문을 선물을 사들인다. 가령 주식을 10억원어치 사기보다는 저평가된 지수선물을 10억원 산다. 지수선물이 정상가격으로 돌아오면 되팔아 차익은 실현한다. 10억원어치의 현물을 다시 사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시장이 하락하면 어떻게 방어하나.
"인덱스펀드의 성격상 하락하면 별다른 방어수단이 없다. 시장과 동일하게 움직이도록 구성했기 때문에 불가피하다. 그래서 현지수대를 바닥권으로 보고 상승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에게만 투자를 권한다. 물론 개방형 뮤추얼펀드이기 때문에 중도에 환매하는 것도 지수하락에 대한 방비책이 될 수 있다. 가령 올해처럼 지수가 연초대비 20%이상 상승할 경우 매도했다가 바닥권이라 생각하는 지수대에서 재차 매수해도 된다. "
==유리에셋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회사는 미국에서 인덱스펀드로 성공한 '뱅가드그룹(Vanguard Group)을 벤치마크하고 있다. 뱅가드그룹은 다양한 인덱스펀드를 개발해서 단기간에 미국자산운용업계 2위로 부상했다. 미국증시가 과거 10년간 급성장하면서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일반 간접상품보다 높아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회사도 국내증시가 중장기적으로 1000포인트는 물론 2000포인트도 가능하다고 본다.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중심경영이 정착되고 있어 가능하다고 본다. 인덱스펀드의 성공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개별기업 보다는 국내증시 즉 한국경제의 성장가능성을 믿는다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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