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임선상/車파손 학생에 "걱정말라"는 주인

  • 입력 2001년 3월 19일 18시 02분


며칠 전 방과 후에 우리 반 학생이 학교 담장 밖으로 돌을 던져 주차장에 서있던 자동차를 파손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학생은 12살인데 정신 연령은 6세 정도의 아동이다. 주차관리원과 함께 현장에 가보니 고급 승용차의 뒷유리에 금이 갔고 트렁크 윗부분에도 흠집이 생겼다. 도색하는 데만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것 같았다. 무척 막막했다. 그 때 50대로 보이는 차주인이 다가왔다. 그는 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자초지종을 설명듣고는 "차는 찌그러지라고 있는 거지요. 뭐"라며 염려하지 말고 그냥 가라고 했다. 그는 명함이라도 달라는 부탁도 거절하고 돌을 던진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떠났다. 그 신사분의 자상함에 감사한다.

임선상(서울 남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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