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해태 타이거즈 구단을 공개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 구단 인터넷홈페이지(www.haitaitigers.co.kr)와 광주시장 홈페이지 등에는 ‘해태매각 결사반대’ 등의 글이 매일 100여건씩 오르고 조회건수는 수천여건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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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글은 대부분 “구단매각이 불가피하다지만 연고지까지 팔아 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열성팬들은 사이버공간에서 ‘해태연고지이전반대투쟁위원회’(약칭 이반투) 결성을 추진, 19일 현재 발기인수가 100명 선에 육박하고 있다.
한 열성팬은 최근 고재유(高在維)광주시장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을 통해 “해태매각 발표 이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시당국의 무성의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 속에 광주시는 19일 문화관광부에 관계자를 보내 “최근 KBO측의 구단 공개매각 추진 발표 이후 지역 팬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시는 이에 앞서 KBO 등에도 관계자를 보내 “광주시민과 애환을 같이 해온 해태구단에 대한 매각을 가급적 유보하거나 불가피하게 매각할 경우 호남연고 기업이 인수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건의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연간 80억원대의 운영비를 감당할 지역연고 기업이 아직 없는 만큼 타지역 연고기업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에도 구단 연고지를 계속 광주로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해태의 홈구장인 무등경기장의 편의시설을 보강하고 사용료를 감면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키로 했다.
광주시의회도 19일 의원간담회를 갖고 “사회단체 등과 함께 해태구단을 지역연고 기업이 인수할 수 있도록 권유활동에 나서고 야구붐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82년 프로야구 개막과 동시에 창단된 해태는 그동안 코리안시리즈에서 9번이나 우승하는 등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지역주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왔다.
한편 해태 인수가 가능한 지역연고 기업으로는 금호그룹과 광양제철소 기아자동차 교보생명 등과 ‘시민구단’(지역중소기업컨소시엄)이, 타 지역 기업으로는 제일제당그룹이 각각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김권기자>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