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농구 심판들! 그들때문에 경기가 더욱 재미있어진다는데…"

  • 입력 2001년 3월 20일 15시 07분


플레이오프의 묘미는 팽팽한 경기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승부욕에 불타는 선수들의 몸싸움을 지켜보는 팬들은 그 광경에서 나름대로의 흥미와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19일 벌어진 삼성과 SBS의 한판은 팬들에게 여러모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3쿼터 들어서 승기를 잡아가던 삼성입장에서는 두 명의 용병이 코트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삼성선수들의 투혼과 역전을 노리는 SBS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은 손에 땀을 쥐기에 충분했다.

팬들의 흥미는 뒤진 상황에서 추격을 시도하는 SBS와 2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한발 일찍 다가서려는 삼성!양팀 선수들의 신경은 거의 극에 달해 있었다.

이때 삼성의 호프와 SBS의 데릭스가 골밑에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당했다.

경기도 경기지만 나름대로 팬들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

심판의 테크니컬 파울 선언은 나름대로 절묘한 타이밍에 경기를 흥분시킬 수 있는 좋은 판단이었다.

하지만 곧 삼성의 호프가 퇴장을 당하며 삼성에게 다소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자 심판진은 이상한 판정을 내렸다.

4쿼터에서 SBS 은희석이 3점포를 던진 순간 천장에 매달린 축포가 터지며 꽃가루가 날렸다. 물론 은희석이 던진 볼은 깨끗하게 골을 통과했다.

누가봐도 골을 인정하거나 아니면 공격시간은 24초로 돌려놔야 하는 상황이지만 심판진은 그대로 경기를 속행했다.

심판진도 자신들의 판정에 좀 미안했을까?

계속해서 몸싸움을 벌여오다가 드디어 주먹다짐(사실 맥클래리가 좀 밀었을 뿐이다)이 오가자 심판진은 곧바로 맥클래리와 에드워즈에게 동시 퇴장을 선언했다.

너무나 순간적인 판단이었지만 상황이 SBS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것은 심판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SBS에게 불리한 판정들이 잇따르자 공정성(?)에 입각한 판정을 했을 뿐이다. 이후 경기는 더욱 흥미가 배가됐다.

삼성의 용병들이 그대로 뛰었다면 삼성이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싱겁게 끝날 경기가 심판진의 멋진(?) 활약에 힘입어 팬들도 열광했고 경기 관계자들은 또다시 입장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어 무지 좋아했을 것이다.

여기저기서 심판들의 자질 문제를 놓고 가타부타 말이 많은 경기였지만 심판들 때문에 기뻐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마냥 탓 할 수만도 없는 게 심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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