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업계는 외국계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제품이 100만원을 넘는 고가가 대부분이라 가격 인하의 여지가 많지만 국내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10만원 미만인데다가 이미 할인 판매 등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외국업체와 같이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1일 아침 9시부터 열린 대책회의를 통해 협회 계약과 오는 6월 출시되는 오피스 XP 프로모션을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협회 계약은 특정 협회에 신청한 PC 대수가 500대를 넘으면 연간 사용료 지불하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쓰는 방법이다. 오피스 XP 프로모션은 오는 6월20일까지 오피스 2000 스탠더드와 프로페셔널의 구매자를 대상으로 ‘오피스 XP 프로페셔널’ 등을 싸게 사고 업데이트도 무료로 할 수 있게 하는 행사다. 또 4월 예정된 오피스가격 인상도 없었던 일로 하기로 결정했다.
어도비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발생하는 제품 가격 인상이 17%에 이르지만 본사와의 협의 및 총판 경쟁 체재 구축 등으로 6%선에서 가격 인상을 막기로 했다. 또 소매점에서의 가격 인상이 수급 물량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고 보고 이번주 본사로부터 수입한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제품을 전자상가 등 시중에서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할인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가격인하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은 현재 벤처 관련 협회를 통한 공동구매 시 할인판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하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글 워디안’의 경우 1000카피 이상 구매하면 정가인 8만8000원에서 5만600원으로 할인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추가 가격인하는 고려치 않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1년 단위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연간사용권’ 제도에 대해서는 논의 중이다.
나모인터랙티브(공동대표 박흥호·김흥준)은 불법소프트웨어 단속 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속 이전부터 꾸준히 소프트웨어 할인을 다양하게 해왔기 때문에 가격을 더 이상은 내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이 회사의 나모웹에디터4 등은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30~60% 정도 할인된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도 마찬가지다. 자사 제품 ‘V3 프로 2000 디럭스’는 정가가 5만5000원이지만 온라인으로 다운로드 받으면 3만3000원, 50명이 라이센스 계약을 한 경우는 3만1000원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가격 인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성일 정통부 사무관은 “외국 소프트웨어 뿐만 아니라 국내 소프트웨어도 가격이 높다는 구매자들의 불만이 많다”며 “정부는 외국계 업체에만 가격 인하를 요청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양희웅<동아닷컴 기자>heewo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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