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문제 삼은 것은 호남과 영남 출신 인사 비율. 중앙인사위는 30개 기관 120개 요직의 출신지를 조사한 결과 영남 출신은 38.4%이고 호남 출신은 27.4%이라고 밝혔는데, 자기들이 다시 조사해 보니 영남은 34.2%이고 호남은 30.0%였다는 것.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성명에서 "호남 편중 인사를 눈속임하기 위해 호남은 줄이고 영남은 부풀리는 치졸한 수법을 자행했다"면서 "인사개선을 한다고 온통 난리를 치더니 고작 이런 비열한 통계조작을 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또 "1∼5급 중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1804명도 호남 출신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중앙인사위는 은폐 조작 의혹의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중앙인사위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조사는 19일 현재 120개 보직에 재직하고 있는 사람의 출신지 현황이나, 중앙인사위 조사는 김대중(金大中)정부 출범 이후부터 작년 11월30일까지 120개 보직을 거쳐간 344명의 출신지 현황이라는 것.
중앙인사위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은 인사 때 마다 자리를 옮겨 다니기 때문에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조사 결과가 다를 수 있다"며 "특히 전 정권 실정과 비교하려면 일정 기간의 누계로 통계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이 발표한 120개 보직 재직자 명단 중 잘못 기재된 11명의 출신지를 바로 잡아주며 한나라당 조사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중앙인사위의 설명에 한나라당은 멋적은 표정이 역력했다. 조사 기준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채 은폐 조작 주장을 폈다가 오히려 자기 주장을 바로잡아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
한나라당측은 그러나 "각각의 재직 기간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 하면 편중인사 사실이 나타날 것"이라고 마지막까지 시비를 걸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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