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최근 원―달러환율 상승과 이에 따른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올해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을 물가당국이 공식 인정한 발언. 한은 총재가 물가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도 극히 이례적이다.
전 총재는 이날 오전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물가안정 목표제의 운용 경험과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 총재는 “1∼2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대비 연속으로 4.2% 올랐고 특히 공공요금의 인상기여율이 46%에 달할 정도로 매우 크다”며 “공공요금 안정이 소비자 물가 목표달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 총재는 또 “최근 엔화 약세의 영향 등으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공요금과 환율의 두 가지가 안정되지 않으면 물가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 총재는 올해는 물가가 2.5%를 넘어 중기목표(2.5±1%)를 지킬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되므로 이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중기목표는 규범적 기준지표로서의 성격이 강한 만큼 가능한 한 예고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총재는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36%에 달할 정도로 정책 수단이 없는 반면 우리는 아직 거시정책 수단이 남아 있고 상대적으로 정치적 리더십도 있기 때문에 장기 침체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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