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2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역에서 삼각지를 거쳐 용산역을 잇는 100만여평 규모의 용산 부도심 지구단위 계획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 계획안은 다음달 고시되면 민간 공모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세부 내용이 확정된다. 개발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어떻게 개발되나〓이번 결정으로 서울역 일대 업무 시설이 5000여평 늘어나게 됐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인한 업무 확대에 대비하기 위한 것.
또 경부고속철도 중앙 역사가 될 용산역사는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대규모 상업, 업무 시설을 갖추게 된다. 동시에 현재 슬럼화돼 있는 용산역 앞쪽도 도심재개발을 통해 대형 빌딩단지로 새 단장하게 된다.
그러나 서울역과 용산역 일대가 서울 도심의 관문으로서 상징성과 역사성을 띠고 있는 만큼 신중한 도시계획 결정을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우선 민자 역사로 탈바꿈하게 될 서울역과 용산역 일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앞으로 판매시설 등이 입주할 경우 서울시의 ‘까다로운’ 심의를 받도록 한 것이다. 철도청 등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일반지구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진철훈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현재 용산 민자 역사내 판매시설 업종이 가까운 용산전자상가와 많이 중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리가 있다”며 “앞으로 민자 역사내 입주 시설과 주변 상권의 업종 등을 조정하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로부터 100m 이내에 지어질 건물의 높이도 서울역의 역사성과 입지를 감안해 서울역사 돔 하단부 높이를 초과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전쟁기념관 앞쪽 삼각지 지구는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되고 용적률이 최고 300%에서 500%로 완화되지만 남산과 연계한 도시 경관 보호를 위해 신축 건물의 최고 층수는 지역별로 10층 또는 15층 이하로 제한됐다.
이밖에 상업지역인 삼각지 부근 옛 상명여고 부지에는 최고 용적률 900%의 사무용 빌딩이 들어서고 인근 한강로와 백범로변에는 대규모 공원이 조성된다.
▽개발이 유보된 곳은 없나〓이번 회의에서 용산역 뒤편 국제업무단지 조성 계획은 철도정비창 이전이 본격화될 2006년까지 계획 결정이 유보됐다. 이 곳은 당초 높이 350m(건물 80층 수준)의 상징 건물이 세워지는 등 서울의 ‘상징’으로 계획됐었다.
서울시는 또 경부고속철도의 임시 중앙 역사인 서울역과 중앙 역사인 용산역의 민자 역사 건설과 관련, 고속철 운행에 따른 동서지역 불균형 발전 등의 문제점을 막기 위해 광명시 일직역 이후 서울시내 구간은 장기적으로 고속철도를 지하화하는 방안을 정부측에 건의하기로 했다. 진국장은 “지하화방안은 장기적 과제이지만 민자 역사를 건설할 때 지하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도록 조정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결정 사항〓이외에 이번 회의에서는 영등포구 문래동6가 13 부지에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안건과 사적 213호인 우정총국을 보존하기 위한 종로구 견지동 39 일대 광장조성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한편 동대문구 답십리동 498의 7 일대 주택재개발구역 지정은 대상 지역이 일반상업지역이라는 점과 주민 동의 등에 문제가 있어 보류됐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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