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5년만에 컴백한 한화 지연규 '호된 신고식'

  • 입력 2001년 3월 23일 11시 08분


"그토록 서고 싶던 마운드였는데 막상 올라가니 내려오고만 싶더라구요."

96년 5월17일 대전 쌍방울전에 나선 뒤 5년만에 22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나서호된 신고식을 치른 노장 새내기 지연규(32·한화)는 경기가 끝난 뒤 어색한 웃음으로 이렇게 너스레를 떨었다.

팀이 7-1로 크게 앞선 8회 등판한 지연규는 8타자를 맞아 아웃카운트 두개만 잡고 2안타, 4포볼로 4실점한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긴장한 듯 얼굴은 상기돼 있었고 144Km에 이르는 강속구는 변함이 없었지만 컨트롤이 제대로 안돼 원바운드로 포수 미트에 꽂히기 일쑤였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간판투수로 활약하고 92년 빙그레(한화 전신)에 당시팀 최고액 신인으로 입단했던 지연규는 96년까지 5시즌동안 통산 3승4패의 초라한 성적표만을 남기고 어깨부상으로 98년 유니폼을 벗었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꿈을 접을 수 없었던 지연규는 대전고등학교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가 지난해 11월 한화의 신인 테스트에서 전성기에 버금가는 강속구를 선보이며 재입단했다.

마운드 노쇠화가 뚜렷한 한화 마운드에 지연규의 가세는 기대하지 않은 힘이 됐고 한화는 지연규를 셋업맨으로 기용하다가 구위가 살아나면 선발로 돌릴 계획이다.

지연규는 "긴장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갈수록 나은 투구를 보여주겠다"며 재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첫 등판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지만 한화 벤치가 지연규에게 거는 기대도 여전하다.

지연규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본 이광환 감독은 "5년만에 등판했으니 긴장하는것은 어쩌면 당연하며 등판 횟수가 많아질수록 나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이틀 간격으로 내보내 경기 감각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다시 마운드에 선 `돌아온 장고' 지연규가 실력으로 과거의 부진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