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반지의 제왕 1,2

  • 입력 2001년 3월 23일 19시 10분


반지의 제왕 1,2

J R R 톨킨 판타지소설

각권 300여쪽 7500원 황금가지

출간 50년만에 영미문학 고전의 반열에 오른 ‘반지의 제왕’이 국내에 정식으로 완역 출간됐다. 날림 번역과 고의 누락으로 만신창이가 된 해적판으로 떠돌다 지금에야 온전한 모습으로 국내 독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

‘반지의 제왕’의 스토리를 단 몇 줄로 요약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무한한 힘을 가진 반지를 둘러싸고 ‘호비트’라는 종족과 악의 제왕 사우른이 벌이는 대결이 주요 줄거리다.

권력에 대한 알레고리인 이 작품의 주제는 ‘폭압적인 악에 맞서는 자유로운 선의 대항’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환타지 문학의 시조로 꼽히는 이 작품이 영미 문학권에서 갖는 의미는 몇 가지 통계를 인용하는 것으로 족하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선정한 ‘20세기 영미문학 걸작’ 25위, 랜덤하우스 출판사 선정 ‘20세기 최고의 소설’ 4위, 영국 ‘더 타임스’ 선정 ‘20세기 100권의 책’ 4위.

옥스퍼드대 문헌학자인 톨킨(1892∼1973)이 여기서 보여준 현대 영어와 북구 언어의 섬세한 사용 등 영문학에 끼친 막대한 영향은 학자들이 연구할 몫.

일반 독자들은 한 인간의 상상 속에서 어떻게 방대한 우주와 신화가 창조될 수 있는지를 감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지난해 한 도서관이 조사한 ‘명사들의 애독서’에서 이 작품을 올렸다.

문학평론가 김종엽은 이렇게 말했다. “그 묘사의 생생함은 아마도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은 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톨킨은 분명 홍명희 보다는 한 수 위였다.” (계간 ‘문학동네’ 1997년 여름호)

‘반지의 제왕’ 마니아라면 이 작품이 갖는 재미의 격(格)을 톨킨의 손자뻘인 ‘해리 포터’ 시리즈의 아동적 판타지와 비교하는 것을 부당하게 여길 것이다.

그 중 한 명인 판타지 소설가 이영도는 이 작품을 이렇게 평했다. “판타지 소설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에게, 완벽한 허구인 환상이 어떻게 현실에 대한 품격있는 관조가 될 것인지 알고 싶은 독자에게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본보 2001년 2월12일자 C8면)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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