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이정빈외교 개각 앞두고 해외출장 취소

  • 입력 2001년 3월 25일 17시 10분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은 29일부터 이틀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리는 동아시아-라틴아메리카 포럼(EALAF) 제1차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개각을 앞두고 출국을 자제하라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이를 취소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청와대로부터 "'개각을 앞두고 있는 만큼 모든 장차관의 출국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장관의 EALAF 참석 및 멕시코 공식방문 일정 등을 전부 취소하고 관련 국가와 기관에 이런 사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장관의 갑작스런 일정 취소 때문에 EALAF 기간 중에 개최될 예정이던 이장관과 탕자쉬앤(唐家璇)중국 외교부장간의 한중 외무장관회담과 한-칠레 최대 현안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논의하려던 양자회담 등도 모두 무산됐다. 정부는 이장관 대신 최영진(崔英鎭)외교부 외교정책실장을 EALAF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는 '1·29개각'을 앞두고 진념(陣稔)재정경제부 장관이 다보스회의에 돌연 불참한 데 이어 외교부장관마저 국제적 약속을 못 지키게 됨으로써 한국의 이미지나 대외 신인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정치적 상황에 때문에 국제행사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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