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4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회견에서 “미국이 대만에 더 많은 무기를 판매할수록 우리가 더욱 국가방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논리적인 일”이라며 “만일 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할 경우 이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대단히 손상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주석은 이어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사실”이라며 “미국이 대만문제에 개의치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라도 이를 해결하고 대만을 해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만 아니었다면 대만문제는 오래 전에 해결될 수 있었다”며 “한국전 때 미 7함대가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바람에 이 문제의 해결이 50년간 지연됐다”고 말했다.
한편 대만은 첸치천(錢其琛) 중국 부총리가 미국 방문 중 두 차례나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을 경고하자 긴급 국가안전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홍콩 일간 명보는 25일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24일 장쥔슝(張俊雄)행정원장, 좡밍야오(莊銘耀) 국가안전회의 비서장과 국가안전국장 등을 총통부로 불러 긴급 국가안전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하고 첸 부총리가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양안관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홍콩 관측통들은 회의가 토요일 오후에 긴급 소집됐다며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할 경우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한 첸 부총리의 발언 등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첸 부총리는 20일 뉴욕에서 미국이 이지스급 구축함을 대만에 판매할 경우 양안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23일 다시 “분쟁의 불꽃이 일고 있는 대만해협에 무기를 파는 것은 불에 기름을 끼얹어 커다란 화염을 만드는 꼴”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베이징〓한기흥·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