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전자는 현재 사명을 엠플러스텍(사장 오봉환)으로 바꾼 1세대 벤처기업. 이들은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한글과컴퓨터가 ‘기술사관학교’였다면 가산전자는 ‘마케팅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다.
가산전자는 90년 중반 국내 컴퓨터그래픽카드시장을 석권했으나 96년 미국의 한 기업을 인수한 것이 화근이 돼 98년 부도를 맞았다. 하지만 작년 화의에서 벗어나 무선 솔루션업체로 재기에 성공했고 이 회사 출신들이 기존 사업부문을 이어받아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가산 인맥의 대표적인 벤처기업인은 쓰리알소프트의 유병선사장(40). 가산전자의 마케팅 팀장이었던 그는 98년 11월 쓰리알소프트를 설립, 국내 웹메일솔루션시장의 80%를 장악하는 벤처기업을 일궈냈다. 유사장은 “쓰리알소프트는 가산전자의 자회사인 캐스트메일 일부가 분사돼 설립된 회사”라면서 “마케팅 노하우도 대부분 오사장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씨그마컴 주광현사장(40)도 가산전자 개발팀장 출신. 주사장은 가산전자 마케팅팀에 있던 심현도부사장(38)과 함께 98년 10월 씨그마컴을 설립한 뒤 가산전자의 개발인력을 대거 영입해 가산전자의 맥을 이었다. 씨그마컴은 PC그래픽카드 제조회사로 2년여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을 40%, 작년 매출액을 595억으로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국내 E메일 마케팅시장을 주도하는 네오캐스트의 김병태사장(38)은 97년 7월 가산전자의 자회사인 캐스트메일에 입사, 98년 10월 퇴사할 때까지 마케팅을 담당했다. E메일 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아이마스의 김민영사장도 97년 7월부터 98년 8월까지 가산전자에서 마케팅을 담당. 이외에 컴퓨터주변기기 제조업체인 후야정보통신도 김경용이사(42) 등 직원 상당수가 가산전자 출신이다.
쓰리알소프트 유사장과 씨그마컴 심부사장은 “당시 가산전자의 기술력은 다른 회사와 비슷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능력은 다른 회사보다 훨씬 뛰어났다”며 “이 때문에 가산전자 출신들이 마케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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