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배명열/학교선거 학부모들 지나친 개입 말아야

  •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34분


얼마 전에 어느 중학교 학생회장선거를 지켜 본 적이 있었다. 요즘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직접선거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고 있다. 현재의 학부모들이 학생이었던 시절에는 교사가 지정한 학생이 회장이나 반장에 선출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각급 학교에서는 학생회장이나 어린이회장을 선출하는 것을 보면 국회의원선거나 대통령선거와 같은 절차를 통해 선출하고 있다. 후보들은 교내에 선전벽보를 부착하고 각 교실을 순회하면서 연설한다. 또 전체 학생이 모인 운동장에서 후보자별로 소견을 발표한다. 투개표 절차도 일정한 형식과 절차를 거쳐서 실시한다. 이들이 선거를 할 때면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참관하며 각종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 교육하기도 한다.

선관위 직원으로서 이들의 선거를 지켜볼 때면 학부모들이 지나치게 개입하여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게 된다.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집이나 음식점으로 초청해서 음식물이나 학용품을 제공하는 일이 종종 있다. 또한 어른들이 선거 과정에서 저지르는 각종 부당한 방법을 그대로 모방하는 경우도 있다. 어른들의 선거를 모방하는 아이들을 걱정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자치단체선거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어린 학생들이 보고 배운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명열(대전 서구 갈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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