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생을 위한 ‘최강 내각’.그런 목표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도 금융장관으로 기용했다. 그의 카리스마와 시장중시가 경제를 살려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국적과 전문성을 묻지 않는 인재 기용에는 코미디도 배어 있다. 하와이 출신으로 일본씨름(스모) 선수였던 고니시키가 외무장관이다. 영어도 잘하는 데다 능글능글한 말솜씨를 쳤다나. 방위청 장관은 26세의 여자유도 금메달리스트 다무라 료코.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유도기술을 샀다.
▷오죽하면 문부과학장관에는 신조 쓰요시라는 스물아홉살 야구선수를 내세울까. 앞뒤 가리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 그런 활기찬 모습이 썩은 정객들보다 아이들에게 꿈을 주리라는 것. 내각을 이끌 총리는 소니전자를 일으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고 간 모리타 아키오. 멀리 에도 시대, 기득권 혁파로 이름을 떨친 번주 우에스기 요잔이 타임머신을 타고와 경제재정장관에 오른다.
▷26일 우리 정부의 개각에 대한 평이 천차만별이다. 누구나 찬탄할 만한 드림 내각은 안되는 것일까. 국적과 생몰(生沒)을 가리지 않는다면 인재야 많다. 외교통상에 서희(고려), 해양수산에 장보고(통일신라), 국방에 해군출신 이순신(조선), 산업자원에 실학파 정약용(조선), 보건복지에 허준(조선), 정보통신에 미국의 빌 게이츠, 과기처에 장영실(조선)하는 식으로. 그리고 조선시대 단칼의 개혁파 조광조라면 재경부나 금감원을 맡겨 구조조정을 해치울 수 있지 않을까. 여자가 빠져 있고 외국인이 너무 적다고? 그렇다면 국무총리를 영국의 전총리 마거릿 대처로 세우는 게 어떨까.
<김충식논설위원>seesch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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