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D램값 반등, 반도체株 "수렁 탈출"

  • 입력 2001년 3월 26일 18시 39분


D램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18만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일주일 사이 20% 이상 상승, 22만원대 진입을 바라보고 있으며 추락세를 이어가던 현대전자의 주가도 3일 연속 반등하며 26일에는 80일만에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도 반도체 주가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19일부터 23일 한주 동안 16개 주요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주가지수가 19% 오르는 등 미국증시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미국 최대 컴퓨터 메모리 칩 메이커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도 같은 기간동안 22%나 뛰어 올랐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마이크론사의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른 것은 업황이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외국인투자자들도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들도 반도체 주가 상승의 원인을 D램 값 반등에서 찾고 있다. 메이커들의 D램 재고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PC수요도 점차 살아날 것으로 기대돼 D램값은 이미 바닥을 지나 대세상승의 국면을 맞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23일 아시아 현물시장에서는 128메가 SD램(PC133) 값이 3%이상 급등, 4.3∼4.6 달러 선에 거래됐으며 북미시장에서도 2%이상의 높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메리츠증권 최석포연구위원은 “10주간분 가량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가 최근 현물시장에 1월말 제조된 D램을 출시하고 있을 정도로 메이커들의 재고부담이 줄고 있다”며 “인텔의 팬티엄Ⅳ 출시 이후 20개 PC업체들이 D램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어 D램 값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주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도 D램값 상승요인. 진앙지 근처에 일본 반도체 회사들의 주력 공장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현대증권 우동제 선임연구원은 “지진 여파로 일본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NEC의 히로시마 반도체 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돼 그동안 가격하락의 주범이었던 과잉공급의 문제가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NEC와 램버스D램 생산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D램 값이 안정될 경우 현대전자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얻게 될 것”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반도체가 대표적인 환율인상 수혜주라는 점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외화부채가 상대적으로 적어 환율인상으로 인한 피해까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