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한광옥(韓光玉) 대통령비서실장을 25일 오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에게 보내 협의토록 한 뒤 저녁에 인선안을 최종 확정했는데 협의과정에서 자민련 현역의원의 입각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재(金聖在)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최규학(崔圭鶴) 대통령복지노동수석비서관이 교체된 것은 본인들이 사의를 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측의 설명. 김수석의 경우 “개혁의 기본틀이 마무리된 만큼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
그러나 다른 관측도 있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나돈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장관의 대통령특보 기용설은 실상과 다르며 박 전장관은 애초부터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으로 거론돼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외교안보팀의 경우 임동원(林東源) 전국가정보원장이 어느 자리를 맡는 것이 대북정책을 수행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냐 하는 문제에 대한 최종 판단이 늦어지면서 팀 전체의 개편도 막판까지 유동적이었다는 후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특히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은 임원장이 통일부장관으로 옮기는 것이 확정된 뒤 교체가 자동 결정된 케이스”라고 귀띔했다.
○…26일 새벽까지도 구체적인 인선내용이 흘러나오지 않을 정도로 청와대측은 ‘철통보안’을 유지했다. 한비서실장은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이날 새벽까지 공관에 귀가하지 않은 채 시내 모처에 머물기도 했다.
○…이번 개각에서 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부장관이 경질되고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의 ‘입각희망’이 일단 유보되는 등 민주당 내 차기주자들이 모두 밀린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년 정도는 장관을 더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던 노 전장관은 교체통보를 받은 후 측근들에게 “매우 놀랐다. 바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라며 당혹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최고위원은 “아쉬움은 있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고 정최고위원은 “언제 우리가 자리 욕심을 낸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 중 누구보다도 원외인 데다 아무 당직도 없는 무관(無冠)의 노 전장관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가 계속 겉돌 경우 돌출행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그에 대한 적절한 예우 문제를 고민한 끝에 당 상임고문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모·문철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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