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암수술로 중도 사퇴한 이문구 이사장 후임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새 이사장에 선임된 소설가 현기영씨(60). 그는 문학의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회원 간의 유대와 결속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정치 및 사회 상황에 대해 적극 발언하기 위해 간행이 중단된 회보를 복간하고 세미나 등 공식 비공식 모임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서울 본부와 지방 문인들의 교류 기회도 자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 이사장은 가장 상업적이라고 여기는 미국문학에도 사회와 역사를 다루는 진지한 자세가 존재한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 오늘날의 작가들은 시대적 메시지를 새로운 그릇에 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90년대 들어 웅장한 스케일의 서사 문학이 물 건너간 낡은 것으로 치부합니다. 아니면 80년대의 문제의식을 구태의연한 곡조로 이야기하는 게 고작이지요. 소비향락적으로 흐르다 결국 자가당착에 빠진 우리 민족문학의 진정성을 복권시키는 것이 시급합니다.”
특히 그는 최근 젊은 작가들이 ‘왈츠 같은 경쾌함’에만 매몰되어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이들에게 “문학은 전통의 계승자이면서 동시에 반역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인적으로는 민경형의 소설 ‘청동거울을 보여주마’와 전성태의 소설 ‘매향’ 같은 작품에서 새로운 민족문학의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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