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관광자원 살릴 해외홍보 아쉬워"

  • 입력 2001년 3월 26일 22시 35분


2002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부산의 해외 관광홍보가 크게 부족해 대대적인 홍보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일본 엔화의 가치가 최근 급격히 하락하면서 일본인들이 한국과 동남아 등 가까운 곳으로 여행목적지를 바꾸고 있는데다 인천 영종도 신공항의 이용료가 김해공항에 비해 크게 비싸 적절한 홍보전략을 구사할 경우 부산이 일본인의 최적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산 관광산업의 문제점을 부산과 사정이 비슷한 항구도시인 일본 후쿠오카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들어본다.

◇한국관광공사 후쿠오카 지사장 이재경(李載景)씨.

―부산의 관광산업을 평가한다면…

“부산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쇼핑시설 음식점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완비돼 있다. 그러나 관광자원을 제대로 가꾸지 않는데다 홍보도 안돼 일본인들이 부산에 도착했을 때 어떻게 관광을 해야할지 몰라 ‘그냥 지나치는 도시’로 생각하고 있다.”

―구체적인 문제점은…

“우선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위한 ‘관광 마인드’가 부족하다. 간판이나 관광지에 일본어나 한자 안내가 부족해 부산을 다녀온 일본인들은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한다. 후쿠오카나 온천으로 유명한 벳부의 경우 대형 쇼핑상가나 유원지마다 한국어 안내간판이나 설명서가 준비돼 있다. 또 작은 관광자원이라도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여행사의 경우 적자에 가까운 값싼 상품으로 일본인들을 한국에 데려온 뒤 쇼핑만 시켜 적자를 메우려 한다는 일본인들의 불만도 높다.”

―대책이 있다면…

“부산과 사정이 비슷한 해양관문도시인 후쿠오카의 경우 빈약한 관광자원을 만회하기 위해 대형 쇼핑센터와 후쿠오카 타워 등을 건설했고 도시자체를 아름답고 쾌적하게 꾸미는데 정열을 쏟는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부산도 지저분한 환경을 정비하고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해 ‘그냥 지나치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

◇일본 긴키여행사 주임 오부 후지오씨.

―부산에 대한 인상은

“92년과 95년 두 번 부산에 갔었다. 92년에는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지만 95년에는 상당히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 국제적인 수준에 오르지는 못했다. 도시를 정비하는데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일본인들이 부산에 대해 원하는 것은…

“일본인들은 일본에 없는 것을 원한다. 일본은 4면이 바다이기 때문에 사실 부산에서 최고 자랑거리로 삼는 해운대가 일본 관광객에게는 큰 감동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남포동의 먹자골목 같은 이국적인 풍경을 좋아한다. 부산국제영화제나 밀리오레 르네시떼 같은 대형 의류할인점도 좋은 관광자원이지만 일본에 제대로 홍보가 되지 못했다. 관광수입은 홍보하는 만큼 돌아오는 것이다.”

―부산을 관광하는데 애로점은…

“무엇보다 교통편이 불편하다. 도쿄와 부산은 비교적 많은 항공편이 있지만 후쿠오카나 시모노세키 등은 교통편이 부족하다. 그나마도 단체여행은 보통 6개월전에 예약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판이나 설명서가 부족해 어디서 어떻게 관광을 해야할지 우왕좌왕하게 된다. 이런 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일본인들은 부산을 그냥 스쳐갈 수 밖에 없다.”

<후쿠오카〓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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