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LG "삼성이 대수냐"…SK잡고 챔프전 진출

  • 입력 2001년 3월 26일 23시 15분


LG 세이커스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며 창단이후 처음으로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초 LG가 승승장구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외곽슛이란 것이 도깨비같아 그 위력이 오래가지 못하리라는 것이 그 이유. 하지만 LG 도깨비포의 위력은 4강 플레이오프까지도 위력이 사라지지 않았다.

LG는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SK 나이츠와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에릭 이버츠(3점슛 5개·35점) 조성원( 〃 3개·28점) 등의 폭죽같은 3점포를 앞세워 118―109로 승리했다.

▼관련기사▼
- [라커룸]제버릇 못준 SK 용병
- 챔피언결정전 일정

LG는 이날 승리로 3승2패를 기록하며 29일부터 삼성 썬더스와 7전4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LG는 삼성에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2승3패의 열세. 삼성 김동광 감독도 골밑이 막강한 SK에 비해 LG를 챔피언전 상대로 선호한 게 사실. 하지만 김태환감독은 승리가 확정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내외곽에 대한 적절한 안배로 삼성을 꺾을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물론 SK도 5차전까지 오며 써먹을 수 있는 전술은 모두 사용했다. 이미 체력도 바닥을 드러낸 상태. 하지만 LG에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었다. 바로 폭발적인 3점슛. LG는 이날 경기시작과 함께 SK 조상현에게 3점슛 4개를 포함, 임재현, 로데릭 하니발(이상 1개)에게 연속 3점슛을 허용, 8―20으로 뒤지며 일찌감치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곧바로 오성식이 투입되며 경기양상은 돌변했다. 올시즌 처음 팀의 주장을 맡아 몸을 아끼지 않은 투혼을 발휘해온 오성식이 이날 팀의 첫 3점슛을 성공시키며 윤활유를 뿌리자 ‘LG의 전매특허’ 3점슛이 불을 뿜기 시작했고 리바운드에서도 SK를 압도하며 경기는 순식간에 역전됐다.

전반을 54―47로 앞선 LG는 3쿼터 중반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리바운드 및 가로채기 1위에 올랐던 재키 존스가퇴장당한 뒤 더욱 점수차를 벌렸고 3쿼터를 무려 22점(92―70)이나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직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에서 패하면 내가 사표를 제출하겠다. 나만 믿고 따라와 달라”고 말하며 배수진을 친 김태환감독의 자신감도 이날 승리에 한몫했다.

<김상호·전창·김종석기자>hyangs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