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휴대전화 '영토싸움'점입가경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47분


휴대전화 시장에 점유율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선두업체인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조정 마감이 6월말로 다가오면서 업체간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을 승인하면서 6월말까지 점유율을 50% 밑으로 낮추라고 명령했다.

SK텔레콤(011)의 희망은 잠시 점유율을 낮춘 뒤 곧바로 시장 지배력을 회복하는 것. 반면 라이벌인 한국통신프리텔(016)과 한통엠닷컴(018)은 수위업체의 점유율 조정을 틈타 점유율 차를 좁힌다는 전략.

두 강자의 틈에서 점유율 하락에 고민하던 LG텔레콤(019)은 SK텔레콤과 ‘일시 동맹’을 맺고 가입자수 늘리기에 나섰다.

▽업체간 줄다리기〓포문을 연 것은 SK텔레콤. SK텔레콤은 내달부터 011과 017 신규 가입을 전면 중단하고 자사 대리점에서 경쟁사인 LG텔레콤(019) 단말기를 팔겠다고 밝혔다. 2개월 이상 요금을 미납한 불량 가입자는 직권 해지하면서 가입자를 줄일 방침. 경쟁사 영업을 지원하는 사상 초유의 마케팅 방식까지 동원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기습적인 ‘연합’에 대해 한통프리텔은 “소비자만 불편하게 하는 편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불량 가입자를 계속 줄여 SK텔레콤을 압박하면서 32%수준의 점유율을 35%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더욱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로 맞대응할 계획이다.

LG텔레콤은 두 사업자간 싸움에서 ‘어부지리’를 얻겠다는 느긋한 자세.

▽점유율 축소 잘 될까〓SK텔레콤은 6월말로 점유율 조정 작업을 끝내야만 한다. 과징금을 물게 되면 기업 가치가 하락하고 덩달아 외자 유치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설사 며칠간 과징금을 내더라도 그 기간을 최소화해 7월초부터는 자유로운 영업에 나선다는 것이다. 현재 011과 017을 합친 시장점유율은 53.6%로 남은 석 달간 줄여야 할 가입자수는 약 170만명에 달한다. 019 신규 가입이 순조로워 점유율이 높아진다면 이 수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한통프리텔측은 “시장점유율을 한시적으로 맞추라는 명령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었다”면서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편법을 쓸 경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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