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가 한창이던 97년 말 연 30%를 넘어섰던 3년짜리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지금은 7%대에서 맴돌고 있다.
여윳돈을 들고도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에는 내집 마련 실수요자들도 이참에 은행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해보겠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금리와 부동산값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금리와 주택가격 변동 추이’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본격화된 97년 4·4분기(10∼12월)부터 98년 1·4분기(1∼3월)까지 금리(3년만기 회사채 기준)는 31% 가까이 치솟았다. 집값은 폭락했다. 반면 99년 이후 금리가 한자릿수에 머물자 비수기를 제외하곤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타 현재 97년 4·4분기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저금리→아파트값 상승, 고금리→아파트값 하락’이라는 흐름을 여실히 볼 수 있다. 저금리가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하지만 금리추세만 보고 부동산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부동산 값은 단순히 은행금리의 영향뿐만 아니라 주택 수요, 선호도, 정부의 부동산정책, 경기회복 상황 등 복합적인 요소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의 경우 아파트분양권 등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상품이 일부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거래액 규모가 크고 절차가 복잡한 데다 시간이 많이 걸려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지는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금리가 언제까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인가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책 및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5∼6%대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금리는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금리전망에는 항상 ‘국내경제의 최대 걸림돌인 기업구조조정이 점차 마무리되고 미국과 일본의 경제상황이 호전되면 금리가 다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는 단서가 붙는다.
따라서 낮은 금리에 실망했다거나 싼 이자 쓰는 맛에 무턱대고 하는 ‘묻지마 투자’는 절대 금물. 여윳돈 투자자라면 철저히 상품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임대료를 남길 수 있는 수익성 부동산 위주로 투자해야 하고, 은행대출을 받는 실수요자라면 구입할 부동산가격의 3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대출받는 것이 좋다.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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