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한국 축구, 유럽의 벽 어떻게 넘을 것인가?

  • 입력 2001년 3월 30일 16시 44분


홍콩 칼스버그컵대회 노르웨이전 2-3 역전패, 두바이 4개국 친선축구대회 덴마크전 0-2 완패.

거스 히딩크의 지휘 아래 한차원 높은 축구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새로운 한국축구대표팀에게도 ‘유럽징크스’는 여전히 유효했다.

한국 축구가 쉽게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 유럽.

하지만 전국민의 염원인 2002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벽’.

유럽을 극복할 방법은 없는걸까?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있는 인터넷 축구사이트 사커로닷컴(www.soccero.com) 회원들과 만나 ‘아시아 축구,유럽의 벽을 어떻게 넘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한국축구계의 ‘젊은 브레인’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유럽과 아시아(한국)축구의 현 주소를 비교하면서 한국 축구가 유럽의 벽을 넘어 월드컵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타진했다.

▼관련기사▼
- -이용수 기술위원장 인터뷰

▲유럽축구 왜 강한가?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지난해 유럽축구 선수권대회가 끝난 후 유럽축구연맹(UEFA)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이 유럽 톱팀(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포루투갈, 스페인)의 특징을 분석해 작성한 테크니컬 리포트를 통해 유럽축구가 왜 강한지를 설명했다.

테크니컬 스터디그룹이 선정한 유럽 톱팀은 다음과 같은 10가지 특징을 모두 만족시켜 준다.

△influential player & influential coach.: 뛰어난 선수와 코치가 있다. △team efficient player.:개인기 뿐 아니라 팀이 원하는 조직적인 경기를 잘 운영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atheletic players.:선수들이 뛰어난 체력을 소유하고 있다. (축구 선수들이 한 경기에서 뛰는 양은 보통 8~11km. 축구경기의 특징은 최고스피드로 15~20m를 달리기를 20~30초 간격으로 반복한다는 것. 수준이 높은 축구의 특징은 최고 스피드로 달리는 거리는 길어지고 휴식시간은 짧다. 탑팀의 선수들은 점점 길어지는 최고스피드로 달리는 양을 소화 할 수 있는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 △winning mentality:승리에 대한 강한 애착과 정신력이 있다. △a talented squad or match winning bench:농구의 식스맨같은 역할을 하는 선수의 보유여부. 즉 교체투입으로 경기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는 선수가 있다. △tactical maturity:전술적 성숙도. 선수 스스로 경기장 내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적합한 변화를 줄 수 있다. △well defined playing: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생각(전술등)이 잘 정립되어 있다. △creative players who can inspire victory:경기를 승리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창의적인 선수가 있다. △disciplin,order :팀내 규율은 물론 경기의 질서를 존중하면서 경기에 임한다.

△tempo control:템포를 조절 할 줄 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팀은 유럽 톱팀과 비교할 때 10가지 항목에 대분분에서 쳐진다.

▲유럽축구 어떻게 극복 할 것인가?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해결책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끊임없이 지적돼온 잔디구장 확보와 선수 저변은 논외로 첫째 유능한 지도자 양성, 둘째 유소년 프로그램, 마지막으로 국내프로리그의 활성화를 꼽았다.

특히 지난 30년간 부단한 한국따라잡기가 결실을 맺어 아시아 정상에 올라선 일본의 예를 들어 유소년 육성프로그램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기본조건인 4강진출을 위해 초등학교때부터 축구선수로 길러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클럽, 축구교실 등에서 즐기는 축구를 한 다는 것. 자질 있는 선수 중에 선발된 몇 명은 프로에 진출, 선수로 길러지고 공부를 병행하면서 축구를 즐긴 나머지는 다른 길을 찾아간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부는 등한시 한채 오로지 축구만을 하다가 상급학교 진학이 실패하면 축구인생이 끝나는 현실. 따라서 축구를 즐기면서 기본을 배워야 할 시기에 오로지 승리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소모품처럼 사용되는 선수들에게 유럽 톱팀이 원하는 선수로 길러지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설명했다.

▲한국 축구 월드컵 16강 가능한가?

유럽 대륙에 배정된 월드컵티켓은 14.5장. 예선 8개조로 편성되는 월드컵 예선에 유럽팀은 각조 최소 2팀이 배정된다. 따라서 한국이 16강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유럽팀과의 2경기 중 한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 유럽팀을 깰 비책은 있을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전술이해능력을 키우고, △체력을 보강하고, △홈코트 어드벤티지를 적적히 이용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선수들에게 히딩크 감독이 운용하는 전술의 이해력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비디오자료를 적극 활용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표팀 개개인은 물론 조추첨이 끝난 뒤 상대팀의 선수 개인별로 경기장면을 데이터 베이스화해서 분석 할 방침이라고.

또 앞서 언급한 유럽 톱팀 수준의 기본 체력과 풀스피드로 전후반 경기를 소하 할 수 있는 체력을 키우기 위해 체력 전문가를 초빙 할 뜻을 비쳤다.

마지막으로 홈 어드벤티지. 얼마전 FIFA매거진이 발표한 통계에서 알 수 있듯 홈경기에서 질 확률은 25%. 또 역대 월드컵 주최국중 16강 진출에 실패한 나라가 한팀도 없었다는 사실을 위안삼아 자신감을 더욱 키우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전망했다.

한국축구의 문제점을 '패스의 속도와 정확성 결여', '골 결정력 부족', '조직이 쉽게 무너진다'고 분석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이 효과적인 훈련방법을 도입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어 많이 개선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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