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발언대]이지탁/왼손잡이라고 차별받아서야 어찌...

  • 입력 2001년 4월 1일 15시 35분


우리 집 아이는 왼손잡이다. 어릴 때부터 집안 어른들이 오른손으로 밥을 먹게 하고 글씨를 쓰게 했다. 그런데 아직도 가위질을 비롯해 공구들을 다룰 때면 왼손을 쓴다. 얼마 전 왼손으로 가위질을 하더니 손이 아프다며 왼손잡이용 가위를 사달라고 했다. 여러 곳을 찾아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다. 우리 나라 제조업체에서는 왼손잡이 용품을 아예 만들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왼손잡이가 많아서인지는 모르나 이들 나라에서는 왼손 용품이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같은 배려가 부족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억지로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든지, 아니면 왼손잡이 용품을 수입해서 써야 한다는 말인가. 우리나라 인구의 5% 정도가 왼손잡이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왼손잡이 뿐만 아니고 장애인 문제를 비롯해 정책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소수의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사회의 어느 분야에서든지 다수가 아닌 소수의 입장인 사람들도 존중돼야 한다. 다수의 논리에 무조건 따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소수의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려해 주는 사회가 돼야 한다. 이런 제도적 장치가 잘 돼 있는 나라야말로 복지국가이며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지탁(대구 북구 태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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