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부터 시작된 통신주의 급격한 하락세는 투자자의 심리적 불안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좀처럼 진행되지 않는 통신업체의 외자유치 작업, 멈추지 않는 세계 통신주의 동반하락세…. 이런 요인들은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더욱 부추긴다.
사실 대부분 통신서비스업체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그래서 2월과 3월 두달동안 통신주 주가가 평균 30% 가까이 떨어진 것을 두고 증권가에는 "좀 과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메리트가 있다는 주장에 귀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통신주, '바닥'의 전제는〓전세계 통신주의 대세하락 국면이 진정되는 것은 '통신주 바닥 논쟁'의 기본 전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는 해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추가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아직은 많은 편이다.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외자유치 협상은 통신업종 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대형악재로 분류된다. "이미 주가에 반영돼다"는 쪽과 "추가하락의 주요변수가 될 수 있다"는 쪽이 맞서고 있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동원경제연구소 양종인차장은 "3월말 결산을 끝낸 NTT도코모가 어떤 자세로 협상에 나설지가 SK텔레콤은 물론 통신업종 전체의 주가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이 해외 지분매각에 성공하는지 여부도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장기투자라면 실패 확률은 낮다〓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제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큰 반등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통신업체의 실적이 꾸준하게 좋아지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한다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9개 통신업체 지난해 매출액은 22조962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4.6% 늘었으며 올해는 26조2475억원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조319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251.5%나 늘었다. 올해는 5조1881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실적개선의 배경으로는 이동통신업체의 단말기보조금 폐지와 한국통신의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이 꼽힌다.
교보증권 박민호 수석연구원은 "실적 대비 주가는 낮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통신과 한국통신프리텔 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SK텔레콤은 외자유치 협상 진행 여부를 눈여겨 봐가며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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